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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살’ 인천 팔미도등대, 20년만에 불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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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03년 운영이 중단됐다가 20년만인 1일 다시 불을 밝힌 옛 팔미도등대(아래쪽).|인천지방해양수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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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팔미도등대가 20년 만에 다시 바닷길을 밝힌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한국 최초의 근대식 등대인 ‘팔미도등대’ 점등 120주년을 맞아 1일 오전 11시부터 2일 일출 전까지 20년간 불이 꺼졌던 옛등대가 다시 불을 밝힌다고 밝혔다.

인천항을 오가는 길목에 있는 팔미도 정상에 위치한 팔미도등대는 높이 7.9m, 지름 3m 규모로 조성돼 1993년 6월1일 밤부터 운영됐다. 밤이면 불을 밝혀 선박의 안정한 통행을 도왔다.

특히 1950년 인천상륙작전 때는 연합군 함대를 인천으로 인도해 전쟁 국면을 전환했다. 당시 미 극동군 사령부 소속 첩보부대는 인민군이 장악하고 있던 팔미도에 잠입해 북한군을 섬멸하고 등대 불빛을 밝혔다. 이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팔미도등대는 2020년 9월 15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됐다.

팔미도등대는 100년만인 2003년 시설 노후화로 운영을 중단했다. 바로 옆에는 새로 등대가 설치돼 바닷길을 밝히고 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이날 팔미도등대 점등 120주년을 맞아 옛 등대 점등식과 함께 ‘바다의 별-등대’라는 주제로 팔미도 등대의 역사성과 중요성에 대해 강의했다. 또 섬에 있는 등대 역사관과 점등 100주년 기념 조형물, 야외 문화공간, 둘레길 등과 연계해 팔미도를 해양 문화공간으로 활성화하기로 했다.

김성범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은 “한국 최초의 근대식 등대이면서 인천상륙작전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 팔미도등대가 앞으로도 인천항의 어두운 바닷길을 밝히고, 시민들에게 쉼을 제공하는 해양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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