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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배터리 필수광물 '흑연' 中 의존도 94%…탈중국 나선 韓소재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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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필수 광물 중 中 의존도 최고 수준…이대로면 美 IRA에 무방비

공급처 다변화 속속 결실…흑연 대신 실리콘·인조흑연 음극재 확대 노력도

뉴스1

(포스코퓨처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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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배터리 업계가 음극재 생산에 필요한 필수 광물인 흑연의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94%에 달하는 중국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응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이다. 실리콘·인조흑연 음극재 개발 역시 흑연 사용을 줄이는 탈(脫) 중국 시도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은 지난달 호주계 광업회사 블랙록마이닝의 자회사 탄자니아 파루 그라파이트(FARU Graphite)와 천연흑연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물량을 계열사 포스코퓨처엠(003670)에 공급한다.

흑연은 배터리 소재 음극재 생산을 위한 필수 광물이다. 이차전지 양극에서 나온 리튬이온을 저장하고 방출하면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수요는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는 오는 2035년 세계 천연 흑연 수요를 지난해 대비 6.5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흑연이 다른 필수 광물보다 중국 의존도가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 기업의 흑연 중국 의존도는 94%다. 다른 이차전지 필수 광물인 코발트(72.8%)·희토류(85.7%)·리튬(87.9%)보다 최대 20%p 이상 높은 수준이다. 흑연 제련·가공이 상대적으로 환경 규제가 적은 중국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미국 IRA 대응을 위해서라도 중국 의존도 낮추기는 필수다. 오는 2025년부터 '외국 우려 단체'에서 조달하면 미국에서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미국은 외국 우려 단체를 확정하진 않았지만 중국 기업이 다수 포함될 것이란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확보한 흑연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세종에서 7만4000톤의 천연흑연 음극재 연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인조흑연을 더해 총 32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은 지주사의 선제적인 투자 덕분에 광물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며 "IRA에 따라 동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SK온은 미국 음극재 기업 웨스트워터 리소스(Westwater Resources)와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했다. 웨스트워터 리소스는 미국 앨라배마주 흑연 매장 지대의 탐사·채굴권을 보유하고 있다. 광산 인근에 2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흑연 정제 공장도 짓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도 지난해 호주 시라(Syrah Resources Limited)와 천연 흑연 공급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라는 세계 최대 흑연 매장지로 불리는 모잠비크 광산을 소유해 운영하고 있다.

흑연 사용을 줄이기 위한 실리콘 음극재와 인조흑연 음극재 사용 확대도 빨라지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 대신 실리콘을 섞는 것을 말한다. 실리콘 함량이 늘어날수록 주행거리가 증가하고 충전에 필요한 시간은 대폭 줄어든다. 인조 흑연은 제철 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콜타르를 가공해 만든 침상코크스를 원료로 한다. 국내에선 포스코퓨처엠이 처음으로 인조흑연 국산화에 성공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자국 내 흑연을 앞세워 음극재 세계 시장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그늘을 벗어나긴 어렵다"며 "중국을 제외한 유력 소재 기업과 협업을 꾸준히 추진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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