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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자영업자 대출 가산금리를 올리고 있다. 빚으로 연명하는 자영업자 연체를 은행권 스스로가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지난 3개월(2~4월) 취급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5.598%였다. 대출금리가 정점을 찍던 지난해 11월~올 1월 기록한 6.068%보다 약 0.47%포인트(p) 내려왔다. 같은 기간 대출 준거금리는 0.534%p 하락했지만 오히려 가산금리는 3.624%에서 3.71%로 0.086%p 올랐다.
대출금리는 준거금리와 가산금리의 합으로 결정된다. 준거금리는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으로, 은행채 금리 등 대출 시에 기준(준거)으로 삼는 금리다. 가산금리는 업무 원가나 리스크 관리비용·법적 비용·목표 이익률 등을 따져 은행마다 달리 책정하는 금리다. 다시 말해 비용 원가가 줄었지만 은행권이 자체 이익률 등을 고려해 가산금리를 올려 자영업자들이 대출금리 인하를 덜 체감했다는 뜻이다.
문제는 자금난에 시달리는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이 늘고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5대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300조원을 넘어섰고 지난 4월말 기준으로 312조3107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5대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액도 지난해 말 7291억원으로 2021년 말(5072억원)보다 43.8% 증가했다. 국내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0.16%에서 0.26%로 0.1%p 올랐으며, 지난 3월 0.37%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융권에서는 올 9월을 자영업자 대출 리스크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대출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 부실에 대비한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상환이 돌아올 자영업 차주들 대책은 미비하다. 금융당국도 금융회사와 차주가 '협의'해 상환계획을 마련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권 가산금리 체계를 공개해 자영업자의 이자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도 지난 3일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TF 제7차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대출 가산금리 산청체계를 점검하기도 했다.
다만 가산금리 산정 체계를 공개한다고 자영업자 이자 부담이 완화될 지는 미지수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쟁이 촉진될 수 있겠지만 소비자가 체감할만큼 금리가 떨어질지는 의문"이라며 "예대금리차 공시처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금리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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