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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날아온 드론 25대…"나치 이후 최대" 모스크바가 공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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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 30일(현지시간) 동시다발적인 무인기(드론) 공격이 행해져 건물 여러 채가 파손되고 부상자가 발생했다. 러시아는 ‘대반격’을 예고한 우크라이나를 공격 배후로 지목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와 관련한 반응을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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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노린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건물 앞에서 경찰이 시민들을 통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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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N 방송과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모스크바 남서쪽의 레닌스키 프로스펙트와 프로프소유즈나야 거리 등에서 주거용 건물 여러 채가 드론의 공격을 받아 일부 파손되고 몇몇 시민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당시 현장 근처에 있던 리아노보스티통신 소속 기자는 "천둥소리와 비슷한 폭발음이 세게 들렸다"고 전했다. 인근 주민들이 놀라서 대피했고, 구조대가 긴급 파견돼 사태 수습에 나섰다. 러시아 관영매체 타스는 "건물 주변에 드론 파편처럼 보이는 잔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건물 몇 채가 일부 파손됐지만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람이나 사망자는 없다"면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유포하지 말아 달라"고 시민들에게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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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모스크바 인근에서 목격된 드론. 타스=연합뉴스




이날 드론은 모스크바를 기준으로 우크라이나가 위치한 서남쪽 방향에서 날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 내 최전선부터 모스크바까지는 약 1000㎞다. 러시아 인터넷매체 바자는 "드론 약 25대가 공격에 가담했다"면서 "일부는 모스크바 외곽에서 격추됐고, 일부는 나무나 전선에 걸렸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드론 8대가 모스크바로 향했으며 이 중 3대를 러시아군이 전자전으로 제압했고, 다른 5대 드론은 판치르-S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스크바에 드론을 사용한 테러 공격의 책임은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에 어떤 반응도 내지 않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러시아 국회의원 막심 이바노프는 "2차 세계대전 중 나치 공격 이후 모스크바에 대한 가장 심각한 공격"이라며 "이제 어떤 시민도 (모스크바 주거지가 공격당하는) '새로운 현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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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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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러시아는 키이우의 건립 기념일인 '키이우의 날(28일)'을 기점으로 사흘째 100기가 넘는 드론과 순항미사일을 퍼부었다. 공격은 30일에도 이어져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오전에만 키이우를 노린 드론 31대 중 29대를 격추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에 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9일 "대반격 시기를 결정했다"고 공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한 정례연설에서 "우리가 언제 진격할지 그 시기에 대한 결정이 내려졌다"며 대반격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 언급은 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일 밤 모스크바 크렘린궁에 드론 두 대가 날아들었다가 방공망에 격추됐다는 러시아 측 발표가 있었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암살을 노리고 우크라이나 측이 벌인 일이라고 비난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부인했다. 이를 두고 러시아 측 자작극설도 제기됐지만 최근 미국 정보당국이 이를 우크라이나군의 특수작전으로 파악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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