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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조국 "딸 때문에 떨어진 학생 없다" 발언에 정치권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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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딸 때문에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서) 떨어진 학생은 없다”고 한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법원의 판결문을 꺼내들며 “일가가 일말의 죄책감도 갖고 있지 않다”고, 김근식 경남대 정치학과 교수는 “후안무치의 극한”이라고 비판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논란의 시발점은 지난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조 전 장관의 북 콘서트다. 당시 조 전 장관은 자신의 책 ‘가불 선진국에서 펼치는 법고전 산책 이야기’ 북 콘서트에서 딸 조민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측 입학 취소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부산대 내에서 조사위원회가 열렸는데 조사 결과를 요약하면 동양대 표창장은 입시 영향을 안 줬고, 저희 딸 때문에 다른 학생이 떨어진 적은 없다고 나왔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법 고전 산책' 북콘서트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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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부산대는 정경심 전 교수 관련 재판에서 조민씨가 의전원 모집 때 제출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이 위조라는 판결이 나오자 허위 서류를 제출하면 입학을 취소한다는 신입생 모집 요강을 근거로 조씨의 입학을 취소했다. 조씨는 입학 취소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내고, 행정소송을 통해 입학 취소 처분 자체를 취소해달라고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하지만 이날 조 전 장관이 조씨의 허위 서류 제출로 피해를 입은 학생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여당을 중심으로 비판이 이어졌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시의 신화, 입신 조국’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판결문에 오랜 시간 동안 성실히 준비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서울대 의전원, 부산대 의전원에 응시했던 다른 응시자들이 불합격하는 불공정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못 박아버렸다”며 “응시자 중에 사람 아닌 존재는 없으므로 조국의 발언은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더 나아가 대학 입시부터 이 사건 의전원 입시까지 이어진 입시비리 관련 범행의 동기나, 그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점차 구체화하고 과감해진 범행의 방법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범행의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죄질 역시 극히 불량하다고 때려 박았다”고 주장했다.

또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짓밟았던 그 큰 죄업을 말 한마디로 부인해 버리는 편한 인식 구조가 부러울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언론 보도로 논란이 커지자 조 전 장관은 28일 페이스북에 “대구 북콘서트에서 나온 제 답변의 근거가 무엇이냐는 언론 문의가 많아 일괄적으로 답한다”면서 2021년 9월 30일 작성된 부산대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의 자체 조사 결과서 내용을 공유했다.

조 전 장관은 이 조사결과서에 “조민이 1단계 서류전형을 통과한 것은 공인영어성적이 월등히 우수하였기 때문”, “2단계 면접전형은 당락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문제 된 경력 서류와 관련해 조민 지원자는 4개의 경력을 지원서에 기재하고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동양대 표창장만 제출함”, “문제 된 경력을 기재하지 않았거나 동양대 표창장을 제출하지 않았다면 불합격하였을 것이라는 논리는 타당하지 않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상의 결과보고서는 정경심 교수의 항소심 형사판결 이후에야 공개됐다“며 “이와 별도로 제 딸 조민은 법원의 최종 판결에 겸허히 승복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서울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9일 페이스북에 “제발 괴물이 되지 말고 사람이 되시라”고 응수했다. 그는 “시험에서 부정행위 하는 사람들은 성적이 우수하거나 상위권 학생이 많다. 그 문제 틀려도 어차피 상위권인데 워낙 강한 자기애와 이기심 때문에 커닝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커닝을 안 했어도 어차피 그 등수이면 부정행위는 처벌되지 않는 건가”라고 물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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