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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화장실인 줄" 항공기 개문 사고 처음 아니다…韓과 달랐던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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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비상구 좌석 판매 전면 중단”

아시아나항공이 비상구 앞자리 판매를 전면 중단한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지난 26일 대구공항에 착륙하던 항공기에서 승객 이모(33)씨가 비상구 출입문을 개방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승객 다수가 호흡 곤란 증상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아시아나항공이 비상구 앞자리 판매를 중단한 기종은 에어버스 A321-200이다. 판매가 중단된 자리는 174석으로 운용되는 A321-200(11대)의 26A, 195석으로 운용되는 A321-200(3대)의 31A 좌석이다. 대구공항 사고 당시 이씨는 195석 항공기의 31A 좌석에 앉았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판매 중단 조치는 승객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편이 만석일 경우에도 해당 좌석은 판매하지 않는다. 적용 기한은 정해지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사고 직후 만석일 경우에만 해당 좌석을 판매하겠다고 밝혔으나 승객 안전을 우선으로 고려해 문제가 된 좌석은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에서 운영하는 다른 기종은 비상구 앞자리를 판매한다.

중앙일보

지난 26일 오전 제주에서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30대 남성이 착륙 전 대구공항 상공에서 비상문을 강제개방하는 사고가 발생해 일부 승객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오후 비상문이 개방된 채 대구공항에 착륙한 항공기가 계류장에 대기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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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로 비상구 앞자리 판매 중단에 나서는 항공사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로 A321-200을 운용하는 에어서울은 이날부터 비상구 앞자리 좌석 판매를 중단했다. 진에어와 에어프레미아는 비상구 근처 좌석 판매 정책 변경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 등은 동일 기종을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사건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상구 앞자리 좌석 판매 중단은 정부 방침이 아닌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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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공항 착륙 중 항공기 비상문을 개방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긴급체포된 30대 남성 A씨가 28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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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항공 업계에서 비상구 개문은 가끔 보고되는 사고로 알려졌다. 2019년 중국 후베이성을 출발해 란저우로 향하던 샤먼항공 항공기에서 50대 중국인 승객이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다”며 비상구를 열었다. 이 사고로 항공기 출발이 1시간가량 지연됐다. 올해 3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발해 보스턴으로 향하던 항공기에 탑승해 비상구 개방을 시도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혀 기소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항공기 승무원들은 이 승객의 거동을 수상하게 여긴 덕분에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국내에선 지난 2017년 인천공항을 출발해 베트남 다낭으로 향하려던 항공기에서 60대 여성이 레버를 당겨 비상구가 열리고 탈출용 슬라이드가 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여성은 “화장실 손잡이로 착각해 문을 당겼다”고 말했다. 2019년 영국 맨체스터공항에서도 비상구를 화장실로 착각해 개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만 이번 사고처럼 착륙 과정에서 비상구가 열리는 건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비상구 개문 사고는 종종 보고되지만 대부분 항공기가 계류장 등에 멈춰있는 동안 발생한 사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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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전 제주에서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30대 남성이 착륙 전 대구공항 상공에서 비상문을 강제개방하는 사고가 발생해 일부 탑승객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오후 비상문이 개방된 채 대구공항에 착륙한 항공기가 사고 관련 조사를 위해 계류장에 대기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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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대구공항 비상구 열림 사고와 관련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국토부는 “부산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등 유관 기관과 함께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한편 비상문 관리 강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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