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EF '공급망 협정' 타결 기대효과는…'中 배제' 아닌 '참여국 협력'에 방점
무역·청정경제·공정경제 협정도 진전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장관회의 참석 |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슬기 기자 =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장관회의에서 27일(현지시간) 타결된 공급망 협정은 공급망과 관련한 최초의 국제협정이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부터 코로나19 위기 당시 마스크·손 세정제 등 생활필수품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는 원·부자재 수급에서 촘촘히 얽히고설켜 있다.
특히 한국은 2021년 하반기 중국과 호주의 무역분쟁 당시 중국이 요소 수출을 제한하면서 '나비효과' 격으로 요소수 품귀 현상을 겪었고, 국내 물류가 마비 직전까지 갔던 경험이 있다.
이런 현실을 고려해 공급망 분야의 상호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IPEF 참여국 간 문제 의식이 관련 협상을 시작한 지 약 6개월 만에 이번 협정을 이끌어냈다.
28일 정부에 따르면 이번 IPEF 공급망 협정은 크게 ▲ 공급망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 간 공조 ▲ 공급망 다변화·안정화를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 ▲ 공급망 관련한 노동환경 개선 협력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장관회의' |
◇ 최대 경제권과 협력체계…공급망 위기 즉시 'SOS 요청' 가능
IPEF 공급망 협정은 우리나라가 그간 체결한 협정 가운데 참여국 경제 규모가 가장 크다. 미국과 아세안 일부 국가 등 14개 참여국은 2020년 기준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40.9%를 차지한다.
참여국 구성에서도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 자원 부국과 함께 미국, 일본 등 기술 선도국이 고루 포함돼 상호보완적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과거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공급에 차질이 생겼을 땐 대체 공급선을 알아보기 위해 여러 나라의 담당자를 수소문하고, 최종적으로 연결되기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정부는 "IPEF 위기 대응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단시간 내 14개국 정부에 대체 공급처 관련 정보를 요청할 수 있다"며 "필요 시 품목을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협조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장관회의 참석 |
◇ 평상시에도 공급망 다변화…'中 배제' 아닌 'IPEF 참여국 협력'에 방점
지난해 기준 한국은 리튬, 코발트, 흑연 등 핵심광물 수요의 95%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IPEF 참여국 중 호주, 인도네시아 등 자원 보유국과 베트남, 인도 등 주요 생산기지가 함께 공급망 투자 활성화, 물류 개선, 공동 연구개발(R&D)에 나선다면 대체 공급선 확보와 공급망 다각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와 함께 이번 협정은 '중국 배제'보다는 'IPEF 참여국 간 협력'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언제든, 어떤 품목에서든 발생할 수 있는 공급망 위기 상황을 포괄적으로 열어놓고 참여국 간 협력을 약속했다는 점에서 이번 협정의 의미가 적지 않다.
협정 타결과 함께 발표된 공동 보도성명(Press Statement)을 보면 이 같은 상호협력을 강조함으로써 중국 등을 노골적으로 겨냥했던 주요 7개국(G7) 공동성명과도 뚜렷한 온도차가 있다.
IPEF 협상에 정통한 한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IPEF 자체가 미국 주도는 맞지만, (협상에서) 중국 배제 요소는 없는 것 같다"며 "이번 협정은 참여국 간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며, 비참여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무역 부문에서는 '기술지원 및 경제협력' 분야에서 실질적인 논의가 진행됐다. 참여국들은 무역장벽을 낮추면서 무역과 투자 흐름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청정 경제 부문에서는 '탈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 방안을 발굴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청정수소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수소 이니셔티브'를 출범하는 등 민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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