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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러-사우디 밀월에 이상 조짐...러 증산으로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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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감산합의를 어기고 증산을 지속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발끈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파이잘 빈 알사우드(왼쪽) 사우디 외교장관이 3월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오른쪽) 러시아 외교장관과 양국 외교장관 회의를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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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사우디아리바아의 밀월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러시아가 증산을 지속하면서 양국 합의를 기반으로 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의 감산 노력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OPEC+ 각료회의에서 추가 감산 합의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러 감산 약속 안 지켜 불만 고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사우디와 러시아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가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감산참여국들의 자발적인 감산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러시아가 이를 무시하고 시장에 값싼 석유를 대량으로 풀면서 유가가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OPEC 종주국 사우디는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대응해 석유생산을 감축하기로 한 약속을 저버리고 있다며 분노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이 러시아측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으며 러시아에 감산합의를 존중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사우디, 러시아 등 OPEC+ 회원국들은 4월 초 회의에서 감산에 합의해 유가를 끌어올렸다. 사우디는 이달부터 감산에 돌입했다.

러시아도 지난 3월말 시작돼 올해 말까지 지속되는 감산합의 연장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러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계속해서 대규모 석유를 시장에 풀고 있고, 석유시장은 현재 석유 공급초과 상태에 있다.

양국 갈등 고조

소식통들은 이때문에 다음달 4일 오스트리아 빈 OPEC+ 석유장관 회의를 앞두고 OPEC+의 양대 핵심국인 사우디와 러시아간 갈등이 극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OPEC+는 세계 경제 둔화 속에 에너지 소비가 위축되는 가운데 다음달 회의에서 올 하반기 석유생산 계획을 결정한다.

사우디는 앞서 지난주 유가 하강에 베팅하는 투기세력에 경고장을 날려 하락하던 유가를 상승세로 돌려세운 바 있다. 추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예고한 것이다.

유가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들은 감산 시사로 유가 오르면서 손해를 봤다.

그러나 이들의 베팅이 아직 실패로 끝난 것은 아니다.

러시아가 약속한 자발적 감산을 이행하지 않고 있고, 이에따라 OPEC+의 감산이 흐지부지되면서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러, 감산 필요 없다

사우디의 추가 감산 경고와 달리 러시아는 감산이 필요 없다는 점을 시사해 양국간 입장차가 확인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유가가 '경제적으로 정당화되는'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해 OPEC+가 당장 추가 감산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러시아 주장과 달리 유가는 사우디 주도의 급격한 감산이 결정된 4월초 이후 약 10% 하락했다.

26일에는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가 전일비 배럴당 0.9% 올랐지만 76.95달러에 그쳤다.

한편 사우디와 러시아간 갈등 고조 속에 사우디가 당장 보복에 나설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OPEC+내 양국간 갈등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가 급격히 침체되기 시작한 2020년 3월에도 OPEC+는 사우디와 러시아간 갈등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유가 붕괴를 막지 못했다. 사우디는 합의 불발 뒤 러시아에 빼앗긴 시장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증산을 통한 가격전쟁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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