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출신 쁘라윳 총리·쁘라윗 부총리, 정계 은퇴 부인
태국 쁘라윳 총리(왼쪽)과 쁘라윗 부총리 |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지난 14일 열린 태국 총선에서 참패한 군부 진영의 핵심 2인방이 정계 은퇴설에 선을 그었다.
201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 출신의 쁘라윳 짠오차(69) 총리와 쁘라윗 웡수완(77) 부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각각 친(親)군부 정당인 루엄타이쌍찻당(RTSC)과 팔랑쁘라차랏당(PPRP)을 이끌었지만,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24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쁘라윗 부총리는 전날 취재진에 "정치를 그만둘 가능성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며 "나는 PPRP의 대표 자리에 계속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TSC의 쁘라윳 총리도 유세 현장에서 선거에서 패하면 정치를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 쉬겠다고 말했지만, 총선 후에는 입을 닫았다.
피라판 사리랏위팍 RTSC 대표가 "쁘라윳 총리는 당을 떠나지 않고 수석전략가로 남아 계속 당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 PPRP와 RTSC는 각각 40석, 36석을 얻는 데 그쳤다. 반면에 야권의 전진당(MFP)과 프아타이당은 각각 152석, 141석을 얻어 연립정부 구성을 추진 중이다.
쁘라윳 총리와 쁘라윗 부총리는 지난 9년간 태국을 통치해온 군부 정권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쁘라윳은 육군참모총장이던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고, 2019년 총선을 통해 집권을 연장했다. 쁘라윳의 군 선배인 쁘라윗 부총리는 지난해 임기 논란으로 쁘라윳 총리의 직무가 정지됐을 당시 총리 대행을 맡기도 했다.
총선을 앞두고 쁘라윳 총리가 PPRP를 탈당하면서 두 사람은 갈라섰다.
총선 이후 연정 구성에 속도를 내는 야권과 달리 군부 진영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2017년 군부가 개정한 헌법에 따라 총리 선출에는 하원 의원 500명 외에 군부가 임명한 상원 의원 250명도 참여한다. 상·하원에서 376표 이상 얻으면 총리로 선출된다. 산술적으로는 상원의 몰표를 받는다면 군부 진영은 하원에서 126석만 확보하면 된다.
현재 야권은 하원 313석을 확보하고 상원에서 나머지 표를 얻기 위해 설득 작업을 하고 있지만,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쁘라윳 총리는 순조로운 정권 이양을 보장한다며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맡은 임무를 다하겠다고 전날 밝혔다.
그는 "나는 민주적 절차를 존중한다"며 "무서운 정치적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퍼뜨려 문제를 만들지 말라"고 말했다.
현 정부가 밝힌 잠정 일정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는 총선 60일 후인 7월 13일 이전에 공식 결과를 발표한다. 7월 25일 의회가 소집되고 8월 첫째 주에 총리 선출을 위한 상·하원 합동 회의가 열린다. 새 내각은 8월 둘째 주에 임명된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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