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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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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5·18부터 노무현까지…“중도층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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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부터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식에 이르기까지 진보진영 행사에 적극 참여 중이다. 외연확장을 통한 중도층 표심 잡기에 돌입한 형국이다. ‘김남국 리스크’로 더불어민주당의 2030세대 지지율이 급락하고 윤석열 정부 지지율이 4주 연속 상승하는 데 따른 반사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는 23일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YS) 생가와 노 전 대통령 추모식 참석을 위해 경남행을 선택했다. 이번 행보는 ‘국민 통합 차원’의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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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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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노 전 대통령 추모식에는 정부와 야당 수뇌부가 대거 참여했다. 윤 대통령도 화환을 보내 추모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김 대표와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구자근 대표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자리를 함께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참석해 윤 대통령 화환을 전하며 위로의 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민 통합 차원의 행보”라고 설명했다.

몇 년 전만 해도 노 전 대통령 추모식은 야권 친노 인사 행사로 치부됐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보수 인사 및 정치인 참여가 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직간접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팬’이라고 밝혀왔다. 앞서 윤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 당일인 지난해 5월23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한국 정치에 참 안타깝고 비극적인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기자들이 ‘(추도식에 참석하는)한덕수 총리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나’라고 묻자 “권양숙 여사를 위로하는 말씀을 (메시지에) 담았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제주도 해군기지가 위치한 강정마을을 찾아 “2007년 노 전 대통령께서 주변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뇌에 찬 결단을 하셨다”며 “노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고 말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추모식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은 과거 진보 진영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다른 추모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18일 광주에서 열린 제43주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의원 전원 참석을 당부했고, 김 대표는 기념식 후 호남지역 청년들과 만나 외연확장에 나섰다. 지난달 16일 열린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에 김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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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윤석열 대통령의 추모화환이 놓여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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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외연확장은 그동안 각종 설화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국민의힘이 차기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의 마음을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광훈 목사 우파 천하통일’, ‘4·3 기념일은 격이 낮은 기념일’ 발언과 태영호 전 최고위원 설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논란 등 ‘극우 리스크’로 몸살을 앓아왔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도 내년 총선을 위해 극우 세력과 결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여기에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암호화폐)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2030 청년과 호남권 지지율이 이탈한 점도 국민의힘 입장에선 기회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은 42.4%, 국민의힘은 38.5%를 기록했다. 여야 간 지지율 차이는 3.9%포인트(p)로 10주 만에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2.0%p) 내로 좁혀졌다. 민주당 지지율은 광주·전라에서 2.6%p가 하락했고, 20대는 12.9%p, 30대는 8.5%p가 하락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20대에서 12%p, 30대 6.8%p 등 청년층 지지율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무당층은 1.9%p 늘어난 14%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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