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1천명·조합원 160명 설문…회계공시 노조에만 세액공제 검토
양대노총 "'답정너' 설문…尹정부 노조 때리기·지지층 결집 의도"
고용노동부 기둥 |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취업자 10명 중 9명 가까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조합 회계 공시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9∼21일 코리아데이터네트워크에 의뢰해 취업자 1천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웹 조사(95% 신뢰수준에 최대 허용 오차 ±3.1%포인트)한 결과 88.3%가 '노조도 세제 혜택을 받고 있으므로 다른 기부금 단체 수준으로 공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23일 밝혔다.
회계 공시와 세액공제를 연계하는 것이 노조가 회계를 공시하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47.6%가 '매우 영향', 45.8%가 '조금 영향', 6.6%가 '영향 없음'이라고 답했다.
노동부는 응답자 1천명 가운데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 186명을 대상으로 추가로 의견을 수렴했다.
의견 수렴에 응한 160명 중 48.1%는 '노조에서 조합비를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지 않다', 46.3%는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89.4%는 노조가 회계를 공시해야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에 찬성했다. 70.0%는 정부가 노조 회계 공시와 세액공제를 연계하면 노조가 회계를 공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동부는 윤석열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노동 개혁'을 위해 근로시간 제도·임금체계 개편과 함께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를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노동부는 회계에 관한 서류 비치·보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현장 조사를 거부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37개 노동조합에 대해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라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오는 3분기에는 노조 회계 공시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노동부는 노조에 국민 세금이 지원되는 만큼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회계를 공시하는 노조에만 세액공제를 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정식 장관은 "회계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노조에 국민 세금이 쓰이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며 "설문 결과 등을 토대로 관련 법령을 조속히 개정해 노조 회계 투명성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은 이번 조사가 윤석열 정부의 노조 때리기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꼬집었다.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이번 조사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노조를 부패·비리 집단으로 몰고 혐오 정서를 불러일으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논평에서 "노동부가 치졸하고 천박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며 "노조 회계를 들여다보겠다는 관음적 욕망이 이젠 '답정너'의 설문조사 결과 발표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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