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호 통신미디어부 기자 |
최근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독주가 흔들릴 것이란 분석이 심심찮게 나온다. 배경은 시장점유율 하락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 로스 영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전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 점유율이 45%로 떨어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물론 신제품 출시 시점이 지났고 정확한 수치로 보기 어렵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점유율이 80%를 상회했던 점을 고려하면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기고 있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시장이 커지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점유율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삼성은 폴더블폰 시장 개척자다. 문제는 후발주자의 거센 추격이다. 특히 내수를 등에 업은 중국 업체 점유율 상승세가 만만찮다. DSCC 조사 결과에서도 중국 오포가 21%, 화웨이가 15% 점유율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중국 선전시 화웨이 플래그십 매장에서 직접 살펴본 화웨이 신형 폴더블폰 메이트X3는 갤럭시Z폴드 복제품이라고 무시받던 초기 모델과는 확연히 달랐다. 힌지(경첩) 고정력이 개선되며 70도에서 110도로 펼쳤을 때도 각도가 유지됐다.색상과 디자인도 촌스러운 느낌을 벗었다. 매장 직원은 “예약 대기를 두세 달 기다려야 할 정도로 폴더블폰 반응이 좋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도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하반기 신작 갤럭시Z폴드5는 접히는 부분 주름과 두께 개선을 위해 기존 U자형 힌지 대신 물방울 힌지를 적용할 전망이다. 시장 1위를 굳히기 위해 갤럭시Z폴드5·플립5 언팩을 7월로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장소도 국내로 옮겨 신시장 개척 상징성을 부각하고 선도 의지를 분명히 하겠다는 계산이다.
삼성전자 다섯 번째 폴더블폰은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격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다. 특히 미중 기술갈등을 기술우위 확보 기회로 살려야 한다. 화웨이는 신형 폴더블폰을 내놨지만 미국의 반도체칩 수출 규제로 5G 단말이 아닌 4G 모델로만 출시할 수밖에 없었다. 플래그십 모델이 5G 지원이 안된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전국 200만개가 넘는 5G 기지국이 무용지물이다. 운용체계(OS) 역시 자체OS인 하모니를 탑재해 안드로이드 대비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가 극도로 제한적이다.
기술 초격차를 가져가야 한다. 그래야 동남아 등 신흥 시장에서 중국 도전에 맞서 압도적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만 내세웠던 예전 중국 업체가 아니다. 화웨이 메이트X3 현지 판매가는 1만2999위안(약 246만원)으로 갤럭시Z폴드보다 비싸다. 지난해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지출은 24조9292억원으로 화웨이 30조원을 밑돈다. 매출 대비 R&D 비중도 화웨이 25.1% 3분의 1인 8.2%에 그쳤다. 기술력 제고를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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