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핀크스GC 동, 서 코스(파71·7326야드)에서는 18~21일 2023 KPGA 코리안투어 ‘제26회 SK텔레콤 오픈’이 총상금 13억 원 규모로 열렸다.
백석현은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62-68-72-69)로 캐나다 교포 이태훈(33·DB손해보험)을 1타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2억6000만 원을 받는다.
백석현이 2023 KPGA 코리안투어 ‘제26회 SK텔레콤 오픈’ 우승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골프협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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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시즌 발렌타인 챔피언십으로 코리안투어 경력을 시작한 이후 4407일(12년 24일) 만에 차지한 정상이다. 스릭슨투어(2부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62차례 KPGA 주관대회 출전 끝에 달성한 한국프로골프 데뷔승이다.
백석현은 아시안투어, 일본투어, 태국투어 등 해외에서 활동하다 2018~2019년 병역 이행 후 2020·2021 스릭슨투어를 거쳐 3시즌 연속 코리안투어를 주 무대로 삼고 있다.
2023 코리안투어에서는 우승에 힘입어 상금 2위 및 제네시스 포인트 9위로 올라섰다. 이하 제26회 SK텔레콤 오픈 백석현 우승 인터뷰 전문.
- 우승 소감은?
▲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행복하다. 샷이 정말 좋아 대회 기간 내내 자신감이 높았다. 아내를 포함해 부모님, 장인, 장모님에게 이렇게 우승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려 기쁘다. 사실 그동안 성적이 좋지 않아 아내가 내 눈치를 정말 많이 봤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나 믿고 결혼해 준 사람인데… 지금 TV중계를 보면서 울고 있을 텐데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최종라운드 18개 홀 중 가장 아쉬웠던 샷은? 그리고 가장 좋았던 샷은?
▲ 가장 아쉬웠던 샷은 18번홀 티샷이었다. 티샷을 하기 전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반면 가장 좋았던 샷은 18번홀의 4번째 샷이었던 벙커샷이었다. ‘인생 최고의 샷’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그 상황이 온다면 똑같이 플레이하지 못할 것 같다. 전체적으로 돌아보면 샷이 좋아 사실 8~9언더파 정도의 스코어는 냈어야 했다. 하지만 퍼트가 잘 안 따라줬다.
- 우승을 예감했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 단 1번도 없었다. ‘홀 바이 홀’로 플레이했다. 스코어도 리더보드도 보지 않았다. 오직 ‘난 1번홀을 치고 있어’, ‘난 2번홀을 치고 있어’ 이런 식으로만 생각하면서 플레이했다. 16번홀부터 2타 차 선두라는 것을 알았다. 그 때부터 압박감이 들었다.
- 왜 스코어를 확인하지 않았는지?
▲ 순위를 보고 그 순위로 인해 압박을 받는 것이 싫었다.
- 18번홀에서 마지막 퍼트를 할 때는 어떤 생각이었는지?
▲ ‘넣으면 우승이다’, ‘떨지 말자’, ‘후회하지 말자’라고 생각했다. 퍼트에 성공하고 난 뒤 머리속이 새하얘졌다. 우승을 확정한 뒤에도 ‘내가 우승을 한 것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믿기지 않았다. 우승 순간을 축하해 준 동료 선수들과 이렇게 우승하기 전까지 아낌없이 도와주신 메인스폰서 휴셈 사장님에게 정말 감사하다. 격하게 축하해 준 김봉섭 선수에게도 고맙다. 어렸을 때부터 친한 사이고 힘들 때 곁에서 큰 힘이 되어 줬다.
- 최종라운드에도 ‘노룩 퍼트’를 했는지?
▲ ‘노룩 퍼트’도 많이 했다. 1번홀부터 3번홀까지 샷이 좀 흔들렸는데 ‘노룩 퍼트’로 파 세이브를 하며 타수를 잃지 않았다. 4번홀에서 이글을 잡아낸 뒤부터 분위기를 탈 수 있었다. 그린 경사가 심한 경우나 내리막 퍼트를 해야 할 때는 공을 봤다. 공을 안 보면 거리감을 파악하기가 힘들다. 마지막 홀 같은 경우에는 손만 봤다. 정말 떨려서 공도 홀도 보지 못했다. 사실 예전에는 자신 있는 부분이 퍼트를 포함한 쇼트게임이었다.
- 앞으로도 ‘노룩 퍼트’를 계속할 예정인지?
▲ 일시적인 방법이다. 사실 수요일 연습라운드 하는 도중 ‘노룩 퍼트’를 시도했는데 잘 돼서 이번 대회에 적용해봤다. 다음 대회부터는 브룸스틱 퍼터를 쓸 예정이다. 원래 이번 대회에서도 브룸스틱 퍼터를 쓰려고 했는데 규정에 맞지 않아 퍼터를 바꿔서 출전했다.
- 태국 싱하투어에서 우승 경력이 있다고 했는데?
▲ 태국에서만 5승을 했다. 태국 내에 여러 투어가 있는데 그 투어에서 우승한 것을 합하면 5승이다. 메인 투어에서만 5승을 한 것도 아니고 아시안투어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한 적은 없다.
- 태국은 언제 갔는지?
▲ 중학생이 되자마자 태국에 이민하여 16~17년 정도 지냈다. 태국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을 많이 했다. 가끔은 미국 주니어 대회에서도 상위권에 진입할 때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싱하그룹이 후원을 해줬다. 태국 사람인 줄 알았다더라. 지금도 왼쪽 팔에 싱하그룹 로고가 부착되어 있다.
- 해외 투어 생활에 관해 설명해줄 수 있는지?
▲ 태국에서 프로 데뷔를 했고 아시안투어, 일본투어에서도 활동했다. 군 생활을 사회복무요원으로 활동했다. 군 전역 후 아시안투어 Q스쿨에 응시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가 발생했다. 팬데믹이 생각보다 길어져 KPGA 스릭슨투어를 뛰면서 한국 무대에 자리 잡았다.
- 체중 감량 비결은?
▲ 140㎏가 넘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8개월 동안 62㎏를 감량했다. 운동보다는 식단 조절이 중요한 것 같다. 체중 감량을 마음먹고 3개월간 탄수화물과 염분을 섭취하지 않으니 30~40㎏가 빠졌다. 이후에는 감량이 저조해 운동량을 2배로 늘렸고 탄수화물도 섭취했다.
- 현재 몸무게는?
▲ ‘노 코멘트’ 하겠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먹는 것으로 푼다. 그러다 보니 최근 체중이 더 불었다. 1라운드 후 95㎏이라고 말했는데 3개월 전 체중이다. 그 후 몸무게를 재보지 않았다.
- 우승상금은 어떻게 쓸 예정인지?
▲ 아내에게 다 맡기겠다. 그동안 주변에 우승 공약을 많이 걸었는데 그것부터 지켜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우승했으니까 사고 싶은 것을 하나는 살 예정이다. 액수보다는 우승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그동안 시드 유지에 급급했는데 여유가 생겨서 정말 좋다.
- 현재 코치가 있는지?
▲ 아마추어 시절 ‘매경오픈’을 우승했던 에디 리(이승용)다. 군 전역 이후부터 배우고 있다. 그립도 바꾸고 샷 구질도 드로우에서 페이드로 바꿨다. 변화를 주고 나서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 나도 고생했지만, 그분은 더 힘들었을 것이다. 이렇게 우승하게 돼 홀가분하다.
- 캐디가 외국인인데?
▲ 말레이시아인이다. 제42회 GS칼텍스 매경오픈부터 6주 동안 함께하기로 했다. 곁에서 내 감정을 잘 조절해주고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면 조언을 잘해준다. 프로페셔널한 캐디다.
- 남은 시즌 계획은?
▲ 아내와 장인, 장모님께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1라운드부터 TV에 많이 나왔고 우승까지 해 첫 번째 목표는 이뤄냈다. 이제는 1승 그 이상을 거둔 선수가 되고 싶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시드를 받아 4년이라는 여유가 생겼으니 스윙 등 부족한 점을 보완해 더 나은 선수가 되겠다. 올해는 국내 투어에 집중하고 연말에는 해외 투어 Q스쿨에 응시할 예정이다.
[강대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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