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오염수 시찰단에 “신뢰 잃어” “들러리” 맹공하는 민주당

이재명, 여당에 “아까운 돈 들여 헛소리”

앨리슨 “오염수 10ℓ 마실 수 있다” 직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왼쪽에서 네번째)가 지난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행동의 날’에 참석해 서울광장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공동취재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출국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현지 시찰단이 “국민적 신뢰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까지 나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위험성을 적극 부각하고 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오염수 시찰단을 향해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은 오염수 확인이 아니라 검증이다. 일본 측에서 보여주는 대로 확인만 하라고 국민들께서 세금을 내신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시찰단 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이날 일본 출국 전 기자들에게 “현장에서 확인할 부분을 점검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끝내 구체적인 명단도 공개하지 못해 일본으로 떠난 시찰단. 숨겨야 할 일, 몰래 하고 와야 할 미션이라도 있는 것이냐”며 “시찰단은 이미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밝혔다.

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위성곤 의원은 이날 논평을 내고 “오염수 시료 채취도 할 수 없고, 민간 전문가도 배제된 견학 수준의 시찰단이 과연 무엇을 검증할 수 있을지 국민적 의구심이 크다”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 조승래 의원도 성명을 내고 “시찰단 명단과 활동 계획을 제출, 공개하라는 야당과 언론의 줄기찬 요구를 정부는 묵살했다”며 “이런 식의 ‘묻지 마 관광’은 정부 스스로 ‘들러리 시찰단’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시민사회단체가 개최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행동의 날’ 인사말에서 “‘1ℓ 아니라 10ℓ를 매일 마셔도 괜찮다’고 영국의 전문가가 헛소리를 한다고 해도 확실한 것은 일본 정부 스스로가 쓸모가 없고 위험한 물질이라 바다에 가져다 버리는 것 아니냐”며 “(오염수를) 식수로 먹어도 괜찮다는 사람 불러다가 그 아까운 돈 들여서 헛소리 잔치하는 것 옳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국민의힘 초청 토론회에서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포드대 명예교수가 “기회가 된다면 후쿠시마 물 1ℓ가 아니라 그 10배도 마실 수 있다”고 한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민주당은 전날 행사에 소속 의원들과 지역위원장, 당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참석 의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행사 참여 사진과 오염수 비판 메시지를 냈다.

민주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현실화되면 정부 비판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과 접한 제주도 등 남부지방 주민들애게는 이미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불안감이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누출 사고가 벌어졌던 2013년 국내 수산물 생산·판매액이 전년 대비 4600억여원 급감했던 사례가 올해 오염수 방류 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민주당은 원전 오염수 현장 시찰단도 일본이 오염수 방류 정당성을 얻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규정하며 정부의 외교 무능도 동시에 공격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의 정부 공세가 당 안팎 사법 리스크 때문에 효과가 반감됐던 사례가 반복되리라는 예상도 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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