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양당 구조속 전현직 총리 격돌…유권자들 "그 나물에 그 밥"
그리스 총선 토론회 |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그리스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그리스는 21일(현지시간) 총선을 실시해 향후 4년간 의회를 이끌어갈 300명의 의원을 선출한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의 단독 집권당인 신민주주의당(ND·이하 신민당)과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가 이끄는 최대 야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각각 정권 연장과 탈환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전현직 총리가 격돌하는 이번 총선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치프라스는 그리스 채무 위기가 고조되던 2015년 총선에서 '긴축 반대'와 '부채 감축'을 내걸고 시리자의 압승을 이끌며 역사상 최연소 총리에 올랐다.
그러나 총리가 되자 그는 공약을 뒤집고 유럽연합(EU)과 긴축안에 합의했고, 결국 4년 뒤 정권을 빼앗겼다.
2019년 총선에서 미초타키스 총리가 집권한 이후 그리스는 2021년 8.4%, 2022년 5.9%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그리스 경제의 극적인 회복을 이끌었지만, 치솟는 물가로 인해 그리스인들이 느끼는 효용은 크지 않다.
지난해 도청 스캔들을 비롯해 올해는 지난 2월 열차 충돌 참사로 현 정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도 큰 편이다.
그리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에 사는 니코스 칼라이치디스(32) 씨는 "누가 이기든 우리의 삶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실라스 칼리바스(55) 씨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 양대 정당에 대한 그들의 환멸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인들은 현재 탈출구가 없다"며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정부를 원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정부를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 투표율이 2019년의 57.78%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바뀐 선거법도 무관심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총선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득표율 1위 정당에 50석을 몰아주는 규정이 없어진 채로 치러진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 단독 과반을 차지하려면 46% 이상의 득표율을 얻어야 하는데, 현재 여론조사 1위인 신민당의 지지율은 32∼37%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연립 정부 구성 가능성도 크지 않아 현지에서는 7월 초 2차 선거가 실시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AFP는 "새로운 선거법으로 인해 이번 투표가 결정적이지 않고, 2차 투표가 필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일부 유권자는 투표를 기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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