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수도 카불 전경 |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미국 하원의원들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자국의 지원과 관련, 탈레반 측이 오용하거나 전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아프간 언론매체 톨로뉴스는 18일(현지시간)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공화당)과 일부 동료 의원들이 미국 국제개발처(USAID)에 서한을 보내 이 같은 우려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아프가니스탄 내 인도주의적 위기를 부인할 수 없지만 미국이 탈레반이 아닌 고통받는 아프간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아프간 경제부는 자국 정부가 미국 원조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배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압둘 라티프 나자리 경제부 차관은 "우리는 국제 원조에 관여할 뿐만 아니라 원조를 위한 시설들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원조받아야 할 이들이 받도록 투명하게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은 2021년 8월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병력이 20년 만에 철수하면서 탈레반이 재집권한 뒤 국제 원조가 끊기고 아프간 정부의 외환보유액 90억달러(약 12조원)마저 동결되면서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져들었다.
아프간 경제학자 사예드 마수드는 "국제 원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닿지 않는 이유들 가운데 하나는 그들(탈레반)이 자신들의 통치에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재활용품 처리장서 일하는 아프간인 |
미국 측의 이번 우려 표명은 국제 원조가 개발사업으로 방향을 틀지 않는 한 아프가니스탄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없다고 일부 아프간 경제학자들이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나왔다.
경제학자인 압둘 바세르 타라키는 "불행하게도 우리가 국제 원조를 받아온 기간이 42년이 됐다"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아무런 긍정적인 결과를 보지 못했다. 우리가 근본적인 일을 할 때 그런 결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경제학자 세야르 쿠레시는 "주요 경제 프로젝트들에 대한 국제 원조금 투자가 일자리를 창출하고 생산 및 소득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가세했다.
앞서 존 소프코 미국 아프간재건특별감사관은 지난달 미 하원 감독위원회에서 자국 원조가 현재 탈레반에 자금을 제공하는 것인지 여부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미국 원조가 탈레반에 흘러갈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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