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다문화동포팀은 대한민국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가는 재한 외국인을 비롯 다문화 및 이주배경 가정, 재외동포 또 이와 밀접하게 연관된 이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전하는 특별한 인터뷰 코너 ‘위더뷰’(Witherview)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프랑스 명문 건축 장인 학교 출신으로 한국인 아내와 결혼 정착해 국내 건축 현장을 누비고 있는 리오넬 매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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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국회의사당 돔 지붕을 노렸다. 서울의 명물이자, 국회를 상징하는 그것. 구리로 만들어져 색이 변했을 거라며 아마 50년쯤 됐을 걸? 지붕의 연한을 나무의 무슨 ‘나이테’처럼 기막히게 맞춘다. 민주주의의 요체이기도 한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거기 있을 문화재급 국회의사당 돔을 언젠간 보수해야 할 텐데 정말 이 사람에게 맡겨도 되나. 프랑스에서 온 ‘명품 지붕 장인’ 리오넬 매튜다.
단지 출신이 프랑스라 하여 명품으로 포장할 순 없다. 건축대학이 5년제, 의대가 6년제인 것과 견주어 그가 나온 이른바 프랑스 ‘장인학교’라는 것은 학제가 무려 8년제에 이른다. 졸업장 따기까지 완주할 수 있을 확률은 단 10%로 ‘극악.’ 리오넬 매튜는 프랑스인 열이면 아홉이 첫손꼽는다는 장인학교 ‘콩파뇽 뒤 드부아’(compagnons du Devoir) 출신이다.
이를 발판으로 프랑스 문화의 심장 파리 루브르 박물관 지붕 개보수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한 세대 아니 반백 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하다는 인간의 박물관 지붕 진입. 공사명은 개보수지만 다큐 채널에서나 볼 법한 ‘문화재 복원’에 가까운 영광스럽고도 까다로운 일이었다 했다.
대한민국은 아내의 나라다. 아내 조규연씨가 프랑스 유학 중 만나 수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리오넬 매튜는 여기서 집, 구체적으로 가정집 지붕을 만들고 있다. 혹여 지금 주택을 짓고 있는 건축주가 보고 있다면 지붕은 누가 올리고 있는지 확인해 보길 바란다. 당신도 모르는 새 루브르 지붕을 만졌던 그 세심하고도 ‘고급 진’ 손길이 ‘내 집 지붕’에도 닿은 게 아닐지. 그렇다면 당신 집 지붕은 ‘로고 가려진 프랑스 명품 가방’인 격이다.
리오넬 매튜는 무려 8년제에 달하는 프랑스 장인학교 ‘콩파뇽 뒤 드부아’(compagnons du Devoir)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 파리의 심장 건물 자체가 문화재인 루브르 박물관 지붕 개보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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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와 대기업부터 두드린 건 맞지만 “기다리다 지쳐” 흔히 말하는 경력단절을 더 경계했고, 리오넬 매튜는 주택 건축 현장에 뛰어들게 된다. 젊은, 게다가 외국 사람이 집 짓는 일 할 수 있겠나, 함께 일할 동료는 거의 ‘아재’들인데 그런 우려들…그런데 그가 아내와 함께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시공하는 프랑스 사람’ 인기 콘텐츠 중에 하나 뭔 줄 아나. 소주와 국밥이 어우러진 동료 아재들과의 ‘함바집 먹방’이다.
한국에 정착하기 앞서 프랑스는 물론 독일과 호주,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도 일했다고 했다. 궁금하다, 대한민국 공사 현장의 임금 수준은 이들 나라와 비교해 어떤 가. 그는 대뜸 꿈 이야기를 했다. 열심히 일해 자신과 아내가 살고 있는 이 곳 대한민국에서 ‘지붕전문 시공사’를 차리는 거라고, 그러면서 ‘정확한 수치’를 다루는 사람 답게 현재 버는 속도라면 “3~4년 내에는 가능할 것”이라 덧붙였다.
한국만 유독 대학을 중요시하는 건 아니라며 그건 프랑스도 마찬가지라고 그렇다면 아주 가까운 미래 ‘집은 이제 누가 지을까 외국인? 아저씨?’ 리오넬 매튜는 진심 걱정스런 눈빛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란 식의 어떤 책임감보단 그는 소중한 노동의 대가 기준으로 건축 또한 꽤 매력적인 직업군임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듣자 하니 ‘공개 구인’ 같기도 깨나 솔깃하다.
“경력 무관, 월 20일 근무 기준 300이상 보장, 젊은 분, 배우겠단 의지 하나만 봄.” 결정적으로 프랑스에서 온 이 예비 사장님 ‘친절하다.’
프랑스 지붕 장인 리오넬 매튜(왼쪽)와 한국인 아내 조규연 씨의 커플 이야기는 5월26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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