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대북특사단 윤건영 의원 공개
“안전만 보장되면 핵 가질 이유 없어”
김정은 성격 “상당히 노회” “남성적”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북특사단이 2018년 3월 평양에서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가장 왼쪽이 윤건영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당시 청와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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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3월 남한의 대북특사단을 만나 “기회가 되면 꼭 KTX를 타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러한 내용의 김 위원장 관련 비화를 공개했다. 윤 의원은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자격으로 대북특사단에 참여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힌다.
특사단은 2018년 3월5일부터 1박2일 간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 집무실이 있는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만찬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그 자리에서 “(그해 2월 남한을 방문한) 특사단이 타고 왔는데 천지가 개벽할 정도라고 하더라”며 남한 KTX를 타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에 특사단은 “언제든지 오시라”고 화답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었다고 윤 의원은 평가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특사단이 비핵화 의지를 묻자 김 위원장은 “자식들한테 머리에 이고 살 핵을 물려줄 수 있겠나” “우리가 안전만 보장된다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해당 발언에 대해 “지금에 와서는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특사단과 김 위원장의 만남은 사전에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윤 의원은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라는 자신이 없었다”며 “김 위원장 면담 일정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조율이 안된다”고 말했다. 평양 고방산초대소에 머물던 특사단은 김영철 당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옷 입고 가자”는 말을 듣고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직감했다고 한다.
윤 의원은 특사단과의 면담에서 김 위원장이 주한미군 문제를 언급했다고도 밝혔다. 윤 의원은 “주한미군에 대해 거론한 게 맞다”며 “미국 문제와 관련해 북한은 대단히 중층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월 발간한 회고록에서 2018년 3월 자신을 만난 김 위원장이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주한미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의원은 김 위원장에 대해 “노회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처음에 만났을 때는 눈이 날카롭고 매서웠다”며 “젊다는 느낌이었는데 회담과 만찬을 할 수록 나이에 비해 상당히 노회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 더 남성적”이라며 “되게 사교적이고 개방적”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김 위원장의 권력 장악 수준은 “꽉 쥐다 못해 터질 정도로 잡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남북 관계에서 가장 후회되는 것 중 하나가 핫라인 개설 부분”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북한 체제 특성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이 대한민국 대통령과 통화를 통해 뭔가를 결정했다고 북한 노동신문 같은 데에 절대 공개 못한다”며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핫라인은 공개 안하는 게 맞았다”고 말했다.
남측은 당초 2018년 4월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을 이틀로 기획했으나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윤 의원은 “판문점 남쪽 지역에서 하루, 북쪽지역에서 하루 1박2일로 하자고 제안했다”며 “이래야 전 세계에 분단 상황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일정도 잘 안맞고 처음부터 그러기에는 좀 부담이라고 해서 (정상회담이) 4월27일 하루짜리가 됐다”고 밝혔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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