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원 “전 세계가 역사 왜 배우겠나” 반박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가 17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 민주화 운동 추모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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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 운동 피해자 및 유족에게 사죄하고 나선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가 “그때(1980년 5월) 태어나지도 않았으면서”라는 장세동 전 공수특전사령부 작전참모의 말에 “그 시절에 태어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역사를 방관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국민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전씨는 18일 아침 <한국방송>(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사회자가 장씨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전두환씨의 최측근이었던 장씨는 지난 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전우원씨가 5·18에 대해 사과했다. (당신도) 지금이라도 5·18과 관련해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는 물음에 “내가 필요하다면 열번이고 백번이고 천번이고 못 할 이유도 없다. 그런데 (이번에 사과한 전두환) 손주는 그때(1980년 5월)는 (태어)나지도 않았다. 그 사람이 자신의 느낌을 얘기한 건데, 그걸 (나와) 연계시켜 ‘당신은 어떠냐’(고 묻는 것), 그건 말이 안 된다”고 불쾌한 기색을 비쳤다.
전두환씨의 손자인 전우원 씨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오월 주먹밥’ 나눔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1980년 5월 광주 공동체를 재현한 시민난장에서 우연히 만났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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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전씨는 “전 세계에서 역사를 배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굳이 그때 태어나지 않았어도 충분히 배우고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며 “역사를 잊은 민족한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내가 그 시절에 태어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역사를 방관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국민으로서의 도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장씨에 앞서 전두환씨의 부인이자 전씨의 친할머니인 이순자씨 역시 지난달 손자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5·18 때 태어나지도 않은 너는 주제넘게 아무 데나 나서지 말고 자신에게 떨어진 일이나 잘 처리해라”고 한 바 있다.
5월9일 방영된 <문화방송>(MBC) ‘피디수첩’ 제1373회 ‘전두환의 숨겨진 재산, 전우원 모자의 고백’ 편에 나온 이순자씨의 카카오톡 내용. 방송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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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씨는 지난 3월에 이어 17일 다시 광주를 찾아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제43주년 5·18 민주화 운동 추모식에 참석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따라 부르기도 했다. 일부 유족들은 어깨를 두드리며 “잘 왔다”고 전씨를 격려했다.
이러한 광주 시민의 환대를 두고 전씨는 “제 할아버지와 그 주변에 계셨던 분들의 권력·재산에 대한 욕심 때문에 (광주 시민들은) 세상에 하나뿐인 가족분들,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 잃어버렸다”며 “저한테 돌을 던지셔도 제가 드릴 말씀이 없는데 오히려 와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신 분들이 많으셔서 죄송한 마음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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