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캐나다 총리 “5·18 중요성 알아···피로 얻은 민주주의”

“양국 관계 환갑, 새로운 사이클 시작하자”

트럼프 이후 6년 만에 해외정상 국회 연설

김진표 국회의장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 접견실에서 한국과 캐나다 수교 60주년 본회의장 연설을 앞두고 열린 환담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키 차이를 맞추기 위해 다리를 벌리고 서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국·캐나다 수교 60주년을 맞아 한국을 방문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7일 국회를 찾아 하루 앞으로 다가온 5·18 민주화운동을 거론하며 “한국의 민주주의는 희망의 등불”이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국회 본회의장 연설에서 “나는 이번 주의 중요성을 안다. 내일은 바로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의 민주주의는 탄력적”이라며 “한국의 민주주의는 한국인의 피와 희생으로 힘들게 얻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 정상이 한국 국회를 찾아 연설한 것은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이후 6년 만이다.

그는 이어 “43년 전 시위자, 학생, 근로자, 시민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염원을 표현했다”며 “이것은 굉장히 기나긴 투쟁이었으나 결국 자유는 승리했다”며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 중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는 한국이 비핵화, 평화, 번영의 한반도를 위해 기울이는 노력을 지지한다”며 “우리는 지속적으로 북한이 대화와 외교 자리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우리는 한국과의 협력 증진을 통해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기후위기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 캐나다 간 협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그는 “기후변화는 실질적으로 굉장히 무서운 영향을 우리 삶에 미치고 있다”며 “기후정책이 경제정책이고, 경제정책이 안보정책이고, 안보정책이 곧 사회정책이 됐다. 이 중대한 시기에 우리는 해결책을 가장 친한 친구로서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한국어로 “환갑”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양국 수교 60주년 의미를 강조했다. 트뤼도 총리는 “한국 문화에서 60세라는 나이는 한 사이클이 끝나고 또 다른 사이클을 시작하는 의미”라며 “환갑이라는 관점에서 (양국이) 새로운 사이클을 가장 친한 친구로서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며 연설을 마쳤다. 의원들은 30분 연설 동안 15번 박수를 쳤다.

트뤼도 총리는 연설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등과 30분가량 환담을 나눴다.

김 의장은 “양국 관계는 100년 전으로 소급해 볼 수 있다”며 “당시 캐나다 선교사들이 한국에 많은 학교와 병원을 지어줬고, 6·25 전쟁 때는 ‘3대 참전국’으로 2만7000여명의 캐나다 군인이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워줘 우리 국민들은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수십년간 한국의 민주주의는 많은 것을 달성했고, 강력하고도 자유롭고 좀더 참여하는 정치적인 사회를 만들어냈다”며 “이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국가에 많은 기회와 영감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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