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고향' 시안... 중앙亞 '사통팔달' 연결
국제 협력시범구 곳곳 조성…美 포위망 뚫기
러시아 약해진 틈타.. 중앙亞 공들이기
SCO 외에···중앙亞 전용 협력 플랫폼 구축
4월 시안에서 개최된 중국-중앙아시아 외무장관 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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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의 첫 ‘안방외교’ 행사는 중앙아시아 5개국과의 협력에 초점이 맞춰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8일부터 이틀간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담을 주재한다.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정상들이 회담 참석차 시안을 찾는다. 천년 역사고도(古都)이자 중국 실크로드 발원지인 시안은 앞으로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간 협력의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習의 고향’ 시안... 중앙亞 ‘사통팔달’ 연결
시안은 역대 중국 13개 왕조의 고대 수도로, 고대 실크로드의 출발점이다. 시진핑 주석이 2013년 카자흐스탄에서 처음 제창한 중국의 신 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중점 도시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 내륙개발의 전진기지로 삼성 등 많은 외국기업들이 진출해 있고, 반도체를 비롯한 하이테크 산업도 발달해 있다. 게다가 산시성은 ‘시진핑의 고향’으로, 그는 청년 시절을 이곳에서 보냈다.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담 개최 도시로 시안을 점 찍은 배경이다.
시안은 중앙아시아와의 협력을 위한 교통 인프라도 구축 중이다. 올 초부터 잇달아 중앙아시아 5개국 6개 도시로 향하는 항공 노선을 줄줄이 개통했다. 시안에서 알마티·아스타나(카자흐스탄),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비슈케크(키르기스스탄), 아슈하바트(투르크메니스탄) 노선이 개통됐고, 오는 19일 두샨베(타지키스탄)를 오가는 항공편도 개통된다. 이로써 시안은 중국 본토에서 유일하게 중앙아시아 5개국 항공노선을 모두 개통한 도시가 된다.
동시에 시안은 중국 국제 유라시아 화물열차 거점 도시이기도 하다. 2013년 시안에서 첫 유라시아 화물열차가 개통된 이후, 지난해에만 모두 4693차례 화물열차가 시안에서 출발 혹은 도착했다. 하루 평균 시안을 출발 혹은 도착하는 유라시아 국제 화물열차만 10여편, 현재 중앙아시아를 비롯해 45개 일대일로 연선국가 및 지역을 오가고 있다.
한루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유라시아연구소 부원장은 중국신문망에서 "일대일로에서 시안의 기능과 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며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 간의 무역을 촉진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협력시범구 곳곳 조성…美 포위망 뚫기
이는 중국 정부가 시안을 중국~중앙아시아 경제협력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미국과 지정학적 갈등을 빚는 중국이 서방국의 포위망을 뚫기 위해 주변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서다.
홍콩 명보는 중국 각 지방정부들이 국가 외교정책에 부응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제각각 국제 협력시범구를 조성하면서 정치·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중앙정부가 승인한 역내 협력구만 광시자치구 난닝의 '광시·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 경제기술개발구', 저장성 닝보의 '중·동유럽 협력산업단지', 푸젠성 샤먼의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혁신기지', 산둥성 칭다오의 '상하이협력기구(SCO) 협력시범구', 윈난성 '란(창강)·메(콩강) 협력구', 그리고 헤이룽장성의 '중·러 국경 간 협력대통로' 등이다.
앞서 중앙아시아와 국경을 접하는 신장자치구도 중앙아시아와 협력 시범구 조성에 관심을 보였다. 신장자치구는 중앙아시아 국가를 겨냥해 '실크로드 경제벨트핵심구'를 조성하고 올해 3월 마싱루이 신장자치구 신임 당서기가 직접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을 방문해 중앙아시아 경제협력구 조성에 나섰으나, 결국 중앙정부는 시안을 낙점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자오이더 산시성 서기는 31개 성급 당서기 중 나이가 가장 어리다. 자오 서기로서도 이번 시안에서 중국 올해 첫 홈그라운드 외교행사를 여는 것은, 그만큼 중국 지도부의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러시아 약해진 틈타···중앙아시아 공들이기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간 정상회담이 오는 18~19일 산시성 시안에서 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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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올 들어 사상 처음으로 중국 중앙아시아 정상회담을 개최한 데에는 정치·외교·경제 등 방면서 여러가지 고려를 한 것이다.
그동안 중앙아시아는 러시아의 '뒷마당'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수렁에 빠지면서 최근 들어 러시아의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은 약화하고 있다.
미국 외교 싱크탱크인 뉴스라인 인스티튜트의 캄란 보카리 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에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쇠퇴하는 것은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중국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수십 년 동안, 특히 2000년대 후반부터 중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제로코로나 방역 정책으로 바깥 출입을 자제했던 시진핑 주석이 약 3년 만에 첫 해외 순방국으로 선택한 것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이다. 사실 일대일로 전략 역시 2013년 9월 시진핑 주석이 카자흐스탄 나자르바예프 대학에서 연설할 때 처음으로 제안한 것으로, 사실상 중국 일대일로 전략의 시작점도 중앙아시아였다.
게다가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동맹국과 영향력을 확대해 중국을 견제하는 배경 속에서 중국으로선 중앙아시아를 우방으로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해졌다. 중국은 유라시아 대륙을 적극 활용해 ‘서진(西進)'함으로써 유럽, 특히 중동부 유럽과 중동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유라시아 사회발전연구소 쉬타오 부소장은 명보에서 “최근 중국 국제 경제·외교 방면 협력에서 중앙아시아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면서 그 위상은 한층 더 격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앙아시아와 협력이 기존의 무역·자원·인프라뿐만 아니라 디지털경제·신에너지·하이테크·생태 농업 등 다방면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SCO 외에···중앙亞 전용 협력 플랫폼 구축
중국-중앙아시아 5개국 교역액 동향 |
본래 중국의 중앙아시아 5개국과의 주요 협력 플랫폼은 SCO였다. 중립국인 투르크메니스탄을 제외한 중앙아시아 4개국은 모두 SCO의 창립회원국이다.
하지만 최근 SCO가 세력을 넓혀가면서 중국으로선 SCO 외에 중앙아시아 국가와의 협력을 위한 새로운 다자간 협력 플랫폼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번 중앙아시아 5개국과의 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SCO 외에 중앙아시아 5개국과 협력할 수 있는 새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중앙아시아와의 관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중앙아시아는 중국의 일대일로 첫 제창지로서, 지난해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간 교역액은 전년 대비 40% 증가한 702억 달러로 증가했다. 수교 당시와 비교해 100배나 증가한 것이다.
이번 중국·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담에서 도출할 성과도 관심사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경제·에너지·식량 위기에서 비롯한 일부 국가 간 대결 구도, 디커플링(탈동조화) 등 국제 정세가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중국과 카자흐스탄 간의 상호 무비자 정책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양국 간의 긴밀한 인적 교류와 경제 무역 협력의 발전은 물론, 의료관광을 비롯한 관광산업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현재 논의 중인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을 잇는 철도 프로젝트도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다.
아주경제=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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