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를 내리기 위해 전략비축유(SPR)를 대량으로 시장에 풀었던 미국이 다시 석유를 사들이며 SPR을 비축하기 시작했다. 첫 매입 분량은 약 300만배럴 분량이며 국제 유가는 재비축 소식에 즉각 상승했다.
미 에너지부는 15일(현지시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SPR 비축을 위해 오는 8월 인도분 석유를 사겠다고 밝혔다. 에너지부는 300만배럴을 매입한다며 이달 31일까지 관련 기업들의 공급 제안서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새로 매입하는 석유는 미 텍사스주 빅힐에 위치한 SPR 저장고에 보관될 예정이다.
미국은 과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973~1974년에 미국으로 가는 석유 수출을 막은 이후 비상시를 대비해 SPR를 조성, 전국 각지에 비축해 두었다.
미 정부는 이후 유가 조정이 필요하면 SPR을 팔거나 비축해 시장에 개입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석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1억8000만배럴의 SPR을 시장에 팔겠다고 선언했으며 올해도 상반기에 2600만배럴을 추가로 방출하기로 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3월 31일 기준으로 미국 SPR 재고는 3억7120만배럴로 1983년 11월 이후 약 4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해당 물량은 비상시 미국의 석유 수요를 약 20일 정도 감당할 수 있는 양이다. 미국이 보관할 수 있는 SPR 총량은 7억1300만배럴로 알려졌다.
미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 장관은 지난달 발표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SPR을 다시 비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1일 미 하원 에너지·상업소위 청문회에서 오는 6월을 언급한 뒤 "우리는 방향을 전환하고 매입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번 매입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시간으로 16일 오전 10시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59% 올라 배럴당 71.53달러에 거래되었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 역시 약 0.61% 오른 배럴당 75.7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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