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예년보다 높은 기온 예상…"냉방비 폭탄도 걱정"
전기요금 kWh당 8원·가스요금 MJ당 1.04원 인상 |
(창원=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재룟값도 많이 올랐는데 전기요금이랑 가스요금도 오르니 죽을 맛이죠."
16일 낮 12시 20분께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의 한 칼국수 집.
창원시 최대 번화가에 위치한 데다 손님들로 붐벼야 할 점심시간이었지만 자리 곳곳이 비어 있었다.
칼국수집 운영 3년차인 김모(54) 씨는 "경기도 불황인데 오늘부터 전기료와 가스료까지 오르면서 걱정이 더 늘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은 낮 최고 기온이 30도에 달해 예년보다 일찍 에어컨까지 가동했다.
이곳을 비롯해 취재진이 찾은 10여곳의 식당과 잡화점 등에서는 모두 에어컨을 켠 채 영업하고 있었다.
김씨는 "물가도 오르고 인건비도 오르는데 가격은 손님들 눈치 보느라 쉽게 못 올린다"며 "식당은 손님이 있든 없든 시원한 상태여야 해 에어컨도 무조건 틀어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앞으로 더 힘들어질 것 같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이 모 씨도 "평소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을 합치면 약 50만원쯤 나온다"며 "고정 비용이 더 오르게 되니 올여름 냉방비 폭탄을 맞진 않을지 두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창원 성산구 상남동의 한 식당 내부 모습. |
지난 15일 정부가 발표한 2분기 전기·도시가스 요금 인상안은 이날부터 적용됐다.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146.6원에서 154.6원으로, 도시가스 요금은 MJ(메가줄)당 19.69원에서 20.73원으로 각각 8원, 1.04원씩 인상됐다.
4인 가구(332kWh·3천861MJ 사용)를 기준으로 했을 때 전기요금은 월 3천원, 도시가스 요금은 월 4천400원씩 더 부담하는 셈이다.
특히 올여름은 예년보다 더 더울 것으로 예상돼 상인들은 벌써 걱정이 깊다.
기상청은 올해 6∼7월 기온이 약 40% 확률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달 전 상남동에 커피숍을 개업한 40대 박 모 씨도 울상이다.
카페 고정 지출에서 월세 다음으로 많이 차지하는 게 전기료인 탓이다.
박 씨는 "전기료가 오른다는 소식을 듣고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며 "손님을 생각해서 에어컨을 껐다 켰다 하고 있지만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그땐 더 걱정이다"고 말했다.
김동찬 상남시장 상가번영회장은 "장사도 잘되는 것도 아닌데 이번 인상 소식에 참 힘들다"며 "여름이 되면 전기라든지 에어컨 사용이 많아질 텐데 상인들에게는 정말 큰 부담이다"이라고 걱정했다.
jjh23@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