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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엔데믹에 한숨 돌렸지만…'빚 폭탄'에 무너진다[벼랑끝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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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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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대출 원리금 상환유예 종료
공공요금, 최저임금 인상 부담 가중
'약한 고리' 금융위기 새 뇌관 우려


서울 중구에서 10년째 액세서리 도매업을 하는 자영업자 김 모(62) 씨는 현재 자신의 상황을 “벼랑 끝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있다”고 표현했다.

코로나19 당시 ‘문 닫기 일보 직전’ 수준에 직면했던 김 씨는 은행권 소상공인 대출부터 보험약관대출까지 받을 수 있는 대출은 다 끌어다 썼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버텼는데 이제 와서 폐업할 수 없어 액세서리와 관계없는 일도 돈이 되면 닥치는 대로 하는 중”이라며 “그래도 매달 적자가 나고 빚은 계속 쌓여서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나마 ‘마지막 보루’인 정부 코로나 금융지원이 오는 9월 종료되면 말 그대로 거리에 나앉을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약 3년 4개월 만에 ‘완전한 일상 회복’을 선언했지만, 자영업자들의 고난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9월까지인 자영업 대출 원리금 상환유예 지원이 종료되면 부채 폭탄이 터지는 건 시간문제여서다. 특히 전기ㆍ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결정된 데다 최저임금 상향 결정도 논의 중에 있어 ‘약한 고리’ 중 하나로 꼽히는 자영업자 대출 부실은 금융권과 정부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빚의 늪’에 빠져 허덕이는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과 금융 부실 위기 대응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 초부터 3년 간 자영업자들이 진 빚은 335조 원에 달한다. 연체율도 지난해 4분기 기준 0.26%로 2020년 2분기(0.29%)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자 중에서도 고금리에 노출되거나 상환 여력이 떨어지는 이들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비은행권 대출잔액의 2019년 이후 증가폭은 은행권보다 컸다. 빚을 빚으로 돌려 막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전체 대출잔액 대비 다중채무자인 자영업자의 대출잔액 비중은 2019년부터 꾸준히 올라 지난해 말 70%를 넘었다. 가스·전기 요금과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의 부담을 더하는 요인이다. 이날 정부는 올 2분기 가스와 전기 요금을 각각 현행보다 약 5.3%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부실 위험은 커지는데, 이들을 지킬 안전망은 사라지고 있다. 그간 자영업자의 부담을 한숨 덜어주던 원금ㆍ이자 상환유예 조치가 올해 9월 종료를 앞두고 있어서다. 코로나19 확산은 사실상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선언으로 끝났지만, 자영업자 부실은 여전히 확산 중이다. 이를 금융권이 떠안게 되면 금융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이투데이/유하영 기자 (hah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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