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경북 고령군 우곡면 한 비닐하우스에서 우곡수박을 재배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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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수박으로 꼽히는 경북 고령 ‘우곡그린수박’과 광주시 ‘무등산수박’이 갈수록 구경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농촌 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우곡수박 재배 면적 8년 새 248→110㏊ 급감
14일 고령군에 따르면 경북 고령군 우곡면 수박 재배 면적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2015년 248㏊였던 우곡면 수박 재배 면적은 2017년 162㏊, 2019년 120㏊, 2021년 133㏊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올해 110㏊까지 줄었다. 2015년 대비 44% 수준이다.
하우스 개수로 따지면 2013년에는 약 2300동이었던 것이 올해 1860동 정도로 줄었다. 하우스당 수박이 평균 520개 생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수박 생산량이 10년 새 약 119만6000개에서 96만7200개로 23만 개 가까이 감소했다.
전 과정 손으로 작업…외국인 노동자도 기피
수박 재배 농가가 줄고 있는 것은 급격한 농촌 고령화와 이에 따른 일손 부족이 요인이다. 특히 수박은 마늘이나 양파 등 다른 작물보다 기계화가 어려워 훨씬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 이에 농민은 아예 농사를 포기하곤 한다.
이창희(67) 우곡그린복합영농조합 대표는 “수박 농사는 모든 과정을 농기계가 아닌 사람 손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조차 기피하는 고된 농사”라며 “이런 상황에서 농촌 고령화까지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박 농가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희 우곡그린복합영농조합 대표가 우곡그린수박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정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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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들은 “우곡수박 명맥을 유지하려면 청년층이 농촌에 유입돼 고령화를 늦추는 것과 함께 강도 높은 노동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수익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곡그린복합영농조합 관계자는 “품질이 좋은 우곡수박을 찾는 수요는 여전하지만 여러 여건 때문에 수박 농사를 그만두는 농가가 많아 걱정”이라며 “우곡수박 생산이 멈춰버리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령수박은 국립농수산물품질관리원이 2011년 지리적표시제 73호로 등록했다. 지리적표시제에 등록된 수박은 우곡수박과 함안수박 뿐이다. 지리적표시제는 우수 농수산물이나 농수산 가공물에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낙동강 변에서 재배하는 우곡수박당도는 13브릭스(brix)로 다른 수박보다 1~2브릭스 높다. 특히 수정 45일 후부터 수확이 가능하지만 50~60일 동안 충분히 익혀 출하하기 때문에 과육이 꽉 차 있고 아삭아삭한 식감이 뛰어나다.
무등산 수박도 간신히 명맥 유지
광주광역시 대표 특산품인 무등산수박 역시 재배면적이 급감하고 있다. 무등산 자락인 북구 금곡동·충효동 일대에서 재배되는 무등산 수박은 일반 수박보다 훨씬 크고 감칠맛이 뛰어나다. 과거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되기도 했다.
광주 북구 금곡동 무등산수박마을에서 농민이 수박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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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에 따르면 무등산 수박 재배 농가는 2000년 30농가(재배면적 12㏊)였으나 2017년 11 농가(3.1㏊)로 줄었으며 2020년부터는 9 농가(2.6㏊)에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량도 2018년 2300개, 2019년 2500개, 2021년 2500개에 이어 지난해에는 1974개로 줄었다.
이에 따라 광주시, 북구, 생산자 단체, 전남대, 농협 등 관련 기관은 최근 무등산수박 명성 회복을 위해 ‘무등산수박 육성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고령=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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