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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엔 원래 1등 … 삼성 갤럭시 2분기가 중요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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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기 기자]

숱한 미디어가 삼성전자의 1분기 성적을 보고 대동소이한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서 애플을 제치고 1등을 탈환했다." 한데, 상반기에 신제품을 출시하는 삼성전자는 1분기에 늘 '1등'을 차지했습니다. 사실 삼성전자에 중요한 건 2분기 이후의 실적입니다. 3분기에 신제품을 출시하는 애플이 이때부터 하반기를 지배하기 시작해서입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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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지난 4월 27일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매출은 63조7500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77조7800억원) 대비 18.7% 줄었습니다. 영업이익은 훨씬 더 암울합니다. 14조1200억원(2022년 1분기)에서 6400억원으로 95.7%나 급감했습니다.

1년 새 수익이 반토막이 난 건 그동안 효자 노릇을 해왔던 반도체 사업부가 부진을 겪은 탓입니다. 반도체를 다루는 DS사업부는 지난해 1분기 매출 26조8700억원을 기록해 역대 분기 매출 중 최고 성적을 거뒀지만 올해 매출은 13조7300억원으로 '반토막'이 나면서 상황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영업이익은 훨씬 더 심각합니다. 같은 기간 8조4500억원에서 4조5800억원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반도체에서만 13조3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본 셈입니다.

업계에선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줄고 가격이 급락하는 등 반도체 업황이 급속도로 나빠진 게 실적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D램 가격은 지난해 3월 3.41달러에서 올 1월 1.81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시장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

반도체가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두자 미디어들은 줄지어 "스마트폰이 삼성전자의 악화한 실적을 상쇄해 줬다"고 보도했습니다. 스마트폰 사업이 포함된 'MX부문'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1조8200억원, 3조9400억원으로 반도체와 비교해 호실적을 거둔 건 사실입니다.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갤럭시S 시리즈를 예를 들어 설명해 볼까요? 정확한 판매량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S23의 1분기 판매량은 110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선보였던 갤럭시S22의 연간 판매량이 3000만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의 반응이 꽤 좋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삼성전자는 시장 점유율이 19.7%(2022년 4분기·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서 22.5%(2023년 1분기·이하 전망치)로 올라 점유율 1위였던 애플(24.0→20.4%)을 제치고 선두에 올라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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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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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미디어의 말처럼 삼성전자의 기둥뿌리를 흔든 '반도체 구멍'을 스마트폰 사업이 메운 것으로 봐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이는 MX부문의 지난해 1분기 실적을 보면 곧바로 알 수 있습니다. 2022년 1분기 매출은 32조3700억원, 영업이익 3조8200억원이었습니다. 여기에 빗대면, 올 1분기 매출은 1.6% 줄고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데 그쳤습니다.

한해 더 거슬러 올라가 볼까요? 당시 스마트폰 사업이 포함돼 있던 IM부문의 2021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9조2100억원, 4조3900억원입니다. 2022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영업이익이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만, 전체적인 관점에선 지금과 대동소이한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참고: 2021년 말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IM부문 중 스마트폰 사업을 맡던 '무선 사업부'의 명칭을 지금의 MX(Mobile experience) 사업부로 변경했습니다.]

쉽게 말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는 매년 1분기마다 '예상을 크게 넘지 않는 성적'을 거둬왔다는 얘깁니다. "삼성전자를 견인했다"고 평가할 정도로 사업이 급격히 좋아졌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겁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반도체 실적은 급격히 나빠졌고, 예년과 비슷한 성적을 거둔 스마트폰 사업은 그 구멍을 메우지 못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삼성전자 실적의 현주소입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가 2분기, 혹은 3분기에도 실적이 나아지지 않으면 삼성전자는 지금보다 더 큰 비난의 화살을 받을 겁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스마트폰의 미래도 장담하긴 어렵습니다.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첫째, 전통적으로 상반기엔 삼성전자가 강하고, 하반기엔 경쟁사인 애플이 시장을 휘어잡습니다. 두 기업의 주력 모델이 각각 상반기·하반기에 출시하기 때문입니다. 애플이 3분기에 아이폰 신모델을 내놓으면 점유율 형국은 다시 애플 쪽으로 기울어질 공산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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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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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최근 들어 아이폰의 인기가 예전보다 한층 더 뜨거워졌습니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상위 10개 모델 중 8개가 '아이폰'이었을 정도입니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2021년 9월 출시한 아이폰13이 전체 판매량의 5.0%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9월 론칭한 아이폰14도 3위(아이폰 프로 맥스)에 올랐습니다.

나머지 2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A13(4위)'과 '갤럭시A03(10위)'이었는데, 둘 다 가격이 15만~25만원대인 중저가폰이란 점에서 값비싼 플래그십 모델이 상위권을 휩쓴 애플과 차이가 있습니다. 주력모델(플래그십)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애플에 뒤처지는 만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녹록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애플이 득세하는 이때를 대비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아이폰 대항마' 격인 폴더블폰을 내놓습니다만, 판매량이 신통치 않습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론칭한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는 그해 총 988만대가 팔렸습니다. 애플이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는 탓에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아이폰이 지난해 4분기에만 7230만대(시장조사업체 IDC)가 출하됐다는 걸 감안하면 폴더블폰 판매량은 아직 '새발의 피'에 불과합니다.

둘째는 반도체처럼 스마트폰 시장 상황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1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줄었습니다.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18.9% 감소한 2억5100만대가 출하할 전망입니다. 트렌드포스는 보고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이 스마트폰 수요를 위축시키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점점 쌓여가는 재고 압박으로 인해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생산량을 줄여나가는 추세"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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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기인하는 상황은 중저가폰 출하량이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에 좀 더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더라도 구매 여력이 있는 고소득층 고객은 별 타격이 없지만, 가성비를 따지는 고객은 스마트폰 구매를 망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런 심상찮은 변수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지난해 하반기에도 그랬듯 삼성전자는 애플에 1인자 자리를 다시 넘겨줘야 할지도 모릅니다. 과연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2분기 이후 어떤 성적표를 올릴까요? 지금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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