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장 제출하는 인천교사노동조합 |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인천의 교원단체가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 피해를 본 유치원 교사를 대신해 학부모를 경찰에 고발했다.
인천교사노동조합은 협박과 업무방해 혐의로 인천 모 공립유치원 전 학부모 A씨에 대한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인천교사노조는 지난해 12월 A씨의 아들 B군이 놀이 수업 중 친구들과 놀다가 얼굴 부위를 다친 이후 A씨가 지속해서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가해 아동을 지목한 뒤 부모에게 사과문을 받아내라며 유치원에 요구하거나 치료비 배상 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교사노조는 "A씨는 자신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자 전화와 문자로 협박성 발언을 하고, 유치원을 직접 찾아와 담임 교사 C씨를 불러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언론에 찔러 문 닫게 해주겠다'라거나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실리게 해주겠다'는 등 위협적인 발언을 했고, 결국 C씨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C씨는 지난 3∼4월 경찰·검찰 수사를 거쳐 증거불충분에 따른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섭식장애와 불안 증세를 보여 계속 치료받고 있다.
인천교사노조 관계자는 "현장 교사들은 학생을 지도하는 순간마다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며 "교사들은 고소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나 모든 책임을 혼자 떠안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고발은 아동학대 고소를 악용하는 학부모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라며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 제도를 마련해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에 따른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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