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영업장 체감 변화 미미할 전망
금융 지원 곧 끝나는데…소상공인·중기 어쩌나
지난 2월 1일 서울시내 한 전통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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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서 엔데믹을 공식화했다.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2020년 1월 20일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는 6월 1일부터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역 정책도 일부 변화하지만, 자영업자의 숨통이 트이는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우선 의료기관 및 약국 등 보건의료 관련 시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일반 영업장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계 하향에 따라 그동안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됐던 의원급 의료기관과 약국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식당, 카페, 학원, 헬스장 등 실내운동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는 이미 지난 1월 30일부터 전면 해제된 상태다.
정부의 경제적 지원도 바뀌는 것이 없다. 정부가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코로나19 유급휴가비(1일 4만5000원·최대 5일)는 현행과 같이 종사자 수 30인 미만 기업만을 대상으로 유지돼, 자영업자는 받을 수 없다. 코로나19 생활지원비는 기존과 같이 1인 가구 10만원, 2인 이상 가구 15만원으로 유지된다.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해당하는 자영업자는 해당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확진자 격리 의무의 경우 현행 7일에서 ‘5일 권고’로 완화한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이후에도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확진자는 코로나19 지정 의료기관이 아닌 모든 병의원을 방문할 수 있으며, 의료기관 이외의 일반 영업장을 방문해도 법적으로 제재를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가 코로나19에 확진된 이후에도 사업장에서 영업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정부는 ‘아프면 쉬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지침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상병수당, 고용보험료 지원 등을 통해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치료 및 감염 예방 관련 비용에 대한 지원은 지속된다. 백신과 치료제는 기존과 같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코로나19 입원 환자에 대한 치료비도 정부가 부담한다.
정부는 지난 2020년 4월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폐쇄·업무정지 등을 실시한 의료기관 및 일반 영업장 76554곳에 총 2429억원의 손실보상금을 지급했다.
금융 지원 곧 끝나는데…소상공인·중기 어쩌나
정부가 코로나19 비상사태를 끝내고 일상으로의 완전한 회복을 알리는 '엔데믹'을 선언하면서 자영업자들은 매출 회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여전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현상과 자영업자 비은행권 대출 급증 등 현실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자영업자 대출잔액(1019조8000억원) 중 은행권 대출은 618조5000억원(60.6%), 비은행권 대출은 401조3000억원(39.4%)으로 추산됐다. 1년 전(은행권 586조3000억원, 비은행권 322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은행권 대출잔액은 5.5%, 비은행권은 24.3% 증가한 규모다. 비은행권 대출 규모가 가파르게 늘면서 전체 자영업자 대출잔액 중 비은행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4분기 35.5%에서 1년 새 3.9%포인트 뛰었다.
업권별로 보면 해당 기간 상호금융업권 대출잔액은 26.8%, 저축은행업권은 20.7%, 보험업권은 16.9%, 여신전문업권은 9.7% 각각 증가했다. 특히 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사·대부업과 같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고금리 업권의 대출잔액은 48조7000억원에서 55조9000억원으로 1년 만에 14.8%(7조2000억원) 늘어났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코로나19 금융지원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원이 시작된 이후 이달 4일까지 다양한 형태로 원금이나 이자 납기가 연장된 대출의 잔액은 36조6206억원, 건수로는 25만9594건(만기연장·원금상환 유예·이자유예 중복)이었다.
만기가 연장된 대출(재약정 포함) 잔액은 모두 34조8135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 원금을 나눠 갚고 있던 기업의 ‘분할 납부액’ 1조5309억원도 받지 않고 미뤄줬고(원금상환 유예), 같은 기간 2762억원의 이자도 유예됐다.
문제는 은행권 재연장 결정이 없을 경우 오는 9월부터 상환유예 대출자들에 대한 금융지원이 사실상 종료된다는 점이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금융 지원 연장이 절실하다. 임대료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인한 재료비 증가에 소비심리 위축까지 덮치며 수익성이 악화해서다. 대출금 상환이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업계에 확산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소상공인연합회 등 관련 단체들도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복합위기 상황에서 금융지원추가 연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자율협약 전환 이후 중소기업 차주 연체율 등에 대한 금융당국의 면밀한 모니터링 및 관리가 요구된다”며 “상환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차주에 대해서는 은행 등 금융권이 상생차원에서 지연이자의 경감 또는 유예 등 적절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주경제=김정래, 한성주 기자 kjl@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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