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얼굴에 먹칠을 해?”...5·18에 사죄한 손자에 발끈한 이순자

전우원씨에 보낸 문자 MBC ‘PD수첩’서 공개 "5·18 때 태어나지도 않은 너는 주제넘게 아무 데나 나서지 마라"며 불쾌감 드러내

전우원 친모 “연희동 시댁 지하에 비밀 금고 있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 연합뉴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배우자 이순자 여사가 일가의 비리를 폭로하고 5·18 민주화 운동 피해자들에게 사과한 손자 전우원 씨에게 ‘주제넘게 나서지 마라’며 불쾌감을 드러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MBC가 지난 9일 방송한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의 ‘전두환의 숨겨진 재산, 전우원 모자의 고백’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달 20일 할머니 이 여사에게 이 같은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이 여사는 메시지에서 전씨에게 “너의 기억의 출처는 모두 16년 전 우리 집을 떠난 너의 어머니의 것으로부터 온 것인 듯하니 한번 물어보라”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맨 앞)씨가 지난달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묘지 내 1묘역에서 김경철 열사의 묘비를 닦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이어 “마약에 손을 대고 해롱대는 것도 모자라 할아버지 얼굴에 먹칠을 해?”라며 “5·18 때 태어나지도 않은 너는 주제넘게 아무 데나 나서지 말고 자신에게 떨어진 일이나 잘 처리하도록 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씨는 이 여사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내 안부를 물었고, 이후 이 같은 답장을 받았다.

앞서 전씨는 미국 뉴욕에 체류하던 지난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가족들의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고, 이후 한국에 귀국해 조부 등 가족을 대신해 5·18 민주화 운동에 가한 무력 진압을 사과했다.

MBC ‘PD수첩’ 캡처

PD수첩은 이날 방송에서 전씨 친모인 최모씨 인터뷰 내용도 공개했다.

최씨는 이 자리에서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에 관해 기억하는 것을 설명했다.

최씨는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서울 연희동 시댁 지하에 비밀 금고 방이 있었다며 “은행에 가면 있는 대형 금고”라며 “(금고 내부가) 바닥부터 천장까지 선반식으로 되어 있었고 거기에 돈이 꽉꽉 채워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1992년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씨와 결혼해 전우원씨를 포함해 아들 둘을 낳았고 2007년 이혼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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