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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구역인 커피숍 테라스에서 흡연을 삼가달라는 직원의 요청에 커피잔을 밖으로 던지며 행패를 부린 중년 남성이 뒤늦게 해당 매장을 찾아 사과했다.
10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티까 사장이다’에는 컵을 던진 남성 중 한 명인 A씨가 사건 발생 사흘 만에 사과하러 왔다는 커피숍 점주의 글이 게재됐다.
A씨는 피해 직원과 점주가 출근하지 않은 날 찾아와 점주의 남편이 그를 맞았다고 한다. A씨는 당시 안 좋은 일이 있어 술을 많이 마셨다고 한다. 그는 “카페테라스에서 당연히 흡연이 가능한 줄 알았는데 직원이 제지하자 기분이 상했다”며 “컵을 집어 던질 생각까진 없었다. 손에 고리(컵 손잡이)가 걸려 미끄러졌다”고 해명한 뒤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에 남편은 "우리한테 사과하는 것도 맞지만 직원이 제일 큰 상처를 입었으니 그 직원이 원하면 직원에게 직접 사과하는 게 맞다"고 하고 남성을 돌려보냈다.
이후 내용을 전해 들은 직원이 "사장님이 대신 사과 받았으면 됐다"고 말하며 상황은 일단락됐다고 한다.
정작 사건을 직접 겪은 직원은 A씨를 만나보지 못한 것에 점주는 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는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냐. 저 말고 남편이 매장에 있을 때 사과하러 오신 거라 이것저것 물어볼 수 없어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이들의 직업을 알게 된 점주는 더 큰 배신감에 휩싸이게 됐다고 한다. 그는 “난동을 피운 두 분 모두 저희 매장 인근 자영업자였다”며 “저희 카페에 이전에도 온 적 있고 지인의 지인이 하는 가게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소는 따로 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경찰에 가능한 처벌은 다 원한다고 전달했다”며 “처벌만 받는 건 너무 쉬운 일이니 뉴스나 댓글들 모두 보여주고 많은 분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달하겠다. (일행 중) 테이블에 커피를 부은 남성은 아직 사과하로 안 왔다”고 덧붙였다.
점주는 영상에 공감하고 응원해준 이들에게 감사하다면서도 “(피해 본) 직원은 정말 많이 부담스러워하고 있으니 카페에 오셔서 격려나 응원의 말씀은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두 사람은 영상이 확산됐음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지인이 이들에게 상황을 알려준 뒤에야 9일 아침 경찰서로 자진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순간적으로 화가 나 술김에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테이블에 커피를 쏟은 남성에 대한 입건 여부를 검토 중이다. 커피를 테이블에 쏟았으나 닦으면 원상복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하기 모호한 탓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이 남성에 대한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면서 "이들에게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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