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용서해달라’ 빌던 다섯살 아들”…파주 어린이집 교사 ‘아동학대 혐의’ 입건

두달치 CCTV 분석 결과 40건 학대 의심 정황 발견…'관리 책임' 원장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

경기 파주시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원생들을 학대하는 정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장면. KBS 방송화면 갈무리

경기 파주시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손으로 원생들의 머리를 때리거나 발길질을 하는 등 학대를 한 사실이 적발돼 경찰에 입건됐다.

9일 파주시와 경기북부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운정 신도시의 한 어린이집에 다니는 A(5)군의 부모가 어린이집 교사를 경찰에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A군의 부모는 “어린이집 담당 교사가 손으로 아이의 머리를 때리고, 몸을 밀치는 모습을 다른 원생의 부모가 알려줘 경찰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경찰이 해당 어린이집의 2개월치 폐쇄회로(CC)TV를 최근까지 분석한 결과 40건의 학대 의심 행위가 발견됐으며, 피해 아동은 5명에 달했다.

공개된 CCTV 영상에 따르면 문제의 교사는 낮잠 시간에 A군이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자 ‘툭’ 발길질을 한다. 곧이어 A군을 잡아끌고 복도로 내보내 버린다.

A군 부모는 “CCTV를 보니 어린이집 낮잠 시간에 아이가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자 담임 교사가 발길질하고, 강제로 아이를 질질 끌고 가 뒤로 넘어트리고 손으로 머리를 때리는 등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폭행 장면이 찍혀있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피해 아동 부모는 아이가 언젠가부터 이유 없이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등 가르쳐준 적 없던 말을 반복하는 모습에 이상함을 느꼈다고 한다.

경찰은 가해 교사와 함께 관리 책임이 있는 원장도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교사는 어린이집에 사표를 냈으며, 어린이집은 현재까지 별다른 제재 없이 운영되고 있다.

경찰은 조만간 해당 교사와 원장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