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6단체장 만난 일본 총리, 글로벌 공급망 재편 필요성 논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경제단체장과 주요 내빈들이 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일행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전경련 제공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국 경제인들이 한·일 셔틀외교 복원을 계기로 첨단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공동 대응을 비롯한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에 뜻을 모았다.

기시다 총리는 8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제6단체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 경제6단체장과 한일경제협회장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 참석했다.

재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과거에 불편한 것들을 빨리 털고 가야 한다. 한국과 일본이 함께 가서 얻을 것이 많다”며 “기업이 먼저 나서 협력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태원 회장은 “일본 기업인들이 한국을 많이 방문해서 협력할 수 있도록 총리님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화답했다. 손경식 회장은 “두 나라 기업들의 협력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양국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계기가 마련됐으니 정부, 재계, 기업들이 서로 노력해서 잘하자는 얘기가 있었다”며 “양국이 협력해 제3국 진출 노력을 하고, 특히 광물 자원이나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미국 주도로 진행 중인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양국의 공동 대응 필요성도 논의됐다.

구자열 회장은 “경제 안보가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에서 한일 양국은 해외 자원 공동 개발 및 핵심 전략물자의 공급망 협력을 통한 공동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며 “양국은 지리적 인접성을 활용해 수소 등 에너지 신기술 개발이나 생산·공급 협력 또는 제3국 공동 진출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문 회장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 중소기업들이 일본 중소기업과 원만한 거래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며 “아무래도 원천 기술은 일본이 앞서기 때문에 우리가 일본에서 부품 소재를 가져다 가공해 대기업에 납품하고 외국에 수출하는 부분에서 서로 이익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동맹’ 등에 대한 질문에 “그런 디테일한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면서도 “단지 경제 협력과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에 관련된 전체적인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일례로 최근 양국 관계 개선을 기점으로 배터리 분야 협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해 공급망을 재구축하는 과정에서 포스코와 배터리 소재 조달 등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한편,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에도 착수했다.

한편, 정식 출범을 앞둔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도 화두였다. 김 회장직무대행은 “미래기금은 우리가 잘할 테니까 협력해달라고 얘기했다”며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과 따로 협의하고 있고 운영위원회가 곧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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