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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이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금 규모가 지난 1년간 110조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급전을 필요로 하는 자영업자 특성 상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리는 비중도 높다. 비은행 대출 증가세도 뚜렷해 부실 우려를 높이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이 수년간 제공해 온 코로나 대출 지원 종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향후 더 큰 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번지고 있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 경제위기대응센터 자문위원장)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영업자대출 규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국내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총 101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이던 지난 2021년 4분기(909조2000억원)보다 110조6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다중채무 규모는 전년(630조6500억원) 대비 90조원가량 증가한 720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중채무자란 3개 이상의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이용 중인 차주로, 자영업자 대출의 70% 이상이 다중채무로 이뤄진 셈이다. 최근처럼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이 큰 경우 다중채무 대출 상환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은은 "다중채무 자영업자들의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1인당 이자 부담이 연평균 76만 원씩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기관별 자영업자 대출 취급 비중을 살펴보면 은행권이 전체의 60.6%인 618조5000억원, 비은행권은 전체의 39.4%인 401조3000억원을 차지했다. 규모 자체만 놓고 보면 은행권 대출 비중이 컸지만 지난 1년간 증가세를 보면 비은행권이 압도적이었다.
실제 1년 전과 비교해 은행대출은 5.5%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비은행대출은 24% 이상 급증했다. 이로 인해 자영업자 대출액 중 비은행권대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21년 4분기 35.5%에서 2022년 4분기에 39.4% 로 상승했다.
비은행 대출 증가율을 각 업종별로 살펴보면 상호금융업권이 26.8% 증가하며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 뒤를 이어 저축은행 20.7%, 보험회사 16.9%, 여신전문업권 9.7% 순이었다. 비은행 대출잔액 증가율이 은행권 대출 증가율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낸 것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인상이 심화된 가운데 다중채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실 리스크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 2021년 4분기 0.16%에서 1년 만에 0.26%로 증가했다. 다중채무자 연체율 또한 0.8% 수준에서 1.1%로 상승했다.
진 의원은 "이번 통계를 통해 다중채무자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 대출의 질적인 악화가 확인됐다"며 "작년 한 해 동안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이 갚아나가야 할 금융비용 부담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이들의 상환능력을 제고하는 맞춤형 지원방안 수립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아주경제=배근미 기자 athena350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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