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청담 스쿨존 사망사고' 음주운전자 징역 20년 구형

[머니투데이 성시호 기자]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13일 서울 강남구 언북초등하교 앞에 마련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 운전 차량에 치어 숨진 초등학생을 기리는 추모 공간에서 학생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2022.12.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술 취해 운전하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에 대해 검찰이 징역 20년형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검찰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판사 최경서) 심리로 열린 40대 남성 A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중한 사안에 대한 일반 예방적 효과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A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어린이보호구역치사 등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피해자 측 과실이 없는 사건"이라며 "최근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양형 기준을 최대 징역 23년형으로 대폭 상향한 만큼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씨는 최후진술로 "평생 유가족과 죄 없이 떠난 아이에 대한 사죄와 속죄로 평생을 살겠다"고 말했다.

피해 학생의 유족은 "뺑소니 혐의를 부인하며 변명으로 일관하는 A씨의 모습은 우리를 너무나 고통스럽게 한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2일 오후 4시57분쯤 서울 청담동 언북초등학교 후문 앞 스쿨존으로 지정된 1차선 일방통행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던 중 9살 초등학생을 차로 쳤다. 당시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28%인 상태로 약 930m를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고를 내고 21m 떨어진 자택에 차량을 주차한 뒤 사고 현장으로 돌아갔고, 이 과정에서 약 50초가 소요됐다. 그사이 사고를 목격한 행인이 주변 상인에게 도움을 요청해 119에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 학생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검찰은 A씨가 사고 사실을 알고도 계속해서 차를 몰아 도주한 것으로 본다. 변호인은 나머지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면서도 "A씨는 빗물 배수로 덮개를 밟은 것으로 착각한 것"이라며 도주하려는 고의는 없었다고 변론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오는 31일 오전 10시 판결을 선고할 계획이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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