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플랫폼 모두 이끌던 韓…"보유 작가·독자 많아 판 바뀌기 힘들 것"
이에 따라 그간 한국 기업들이 주도해온 글로벌 웹툰 산업에 지각변동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빅테크 (PG) |
1일 웹툰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지난달 7일 킨들 스토어를 통해 '아마존 플립툰'이라는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달 14일에는 애플의 전자책 플랫폼 애플북스가 '세로 읽는 만화'(縱讀みマンガ·다테요미만가) 페이지를 신설했다.
두 회사 모두 만가(만화의 일본식 발음) 종주국이자 만화 소비성향이 높은 일본에서 웹툰 시장의 가능성을 점쳐보는 모습이다.
미국 기업들이 일본 시장을 겨냥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들여다보면 그 알맹이는 모두 한국 웹툰을 가져다 쓴다.
한국 웹툰 제작사인 키다리스튜디오와 레진엔터테인먼트가 아마존 플립툰에, 케나즈가 애플북스에 작품을 제공 중이다.
한국이 웹툰이라는 형식을 처음으로 만든 종주국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독자들이 한국식 웹툰에 익숙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한국 웹툰이 일본 독자를 만날 수 있는 통로가 더 다양해진 것이기 때문에 나쁠 게 없어 보인다.
K-웹툰 (PG) |
문제는 웹툰 플랫폼 업계에서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데 있다.
웹툰은 K-팝, K-드라마, K-영화 등 다른 문화산업과 달리 세계 시장에서 콘텐츠부터 플랫폼까지 모두 한국 기업이 주도해왔다는 데 그 의의가 컸다.
네이버웹툰이 북미 시장, 카카오 픽코마가 일본 시장에서 주요 플랫폼으로 활약 중이고, 최근에는 유럽에서도 네이버웹툰과 카카오 픽코마, NHN, 리디 등이 앞다퉈 세를 불려 나가고 있다.
여기에 이미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아마존이나 애플이 참전하면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직 업계에서는 빅테크가 도전해와도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지난달 PPS(페이지 프로핏 쉐어) 10주년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애플 등 빅테크와의 경쟁에 대해 "우리는 이미 많은 웹툰 창작자와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시간 꾸준히 현지 작가들을 발굴해왔고, 이미 세계 시장에서 웹툰 창작자와 독자가 가장 많이 모이는 플랫폼이 됐기 때문에 이를 뒤바꾸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빅테크의 참전이 속속 이어진다면 정부의 적극적인 K-웹툰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웹툰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네이버나 카카오 못지않은, 그 이상인 업체들이 웹툰 시장을 가져가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웹툰의 해외 진출이나 활동을 더 적극 장려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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