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3년9개월 한일 수출규제 갈등 해소국면…2019년 이전으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日 "한국 자세 신중히 파악" → 사흘만에 韓 화이트리스트 재지정 절차 개시

한미정상 '한미일 3국 협력' 강조 하루만에 日 발표

연합뉴스

손 잡은 한일 정상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일본 정부가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 국가 목록인 '화이트리스트'에 돌려놓는 절차에 착수한 것은 한국이 먼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재포함시킨 데 따른 상응 조치다.

이로써 2019년 7월 불거져 3년 9개월간 이어져 온 한일 양국 간 수출 규제 갈등은 해소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8일 한국을 수출무역관리령상 화이트리스트인 '별표3' 국가에 넣기 위한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일본 수출무역관리령상의 '별표3'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등 수출심사 우대국을 모아 놓은 목록이다. 여기에 한국을 포함한다는 것은 화이트리스트로 돌려놓는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 25일까지만 해도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복귀시키는 데 대해 "한국 측 자세를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며 유보적 입장이던 일본이 불과 사흘 만에 화이트리스트 복귀를 위한 절차 개시를 선언한 것이다.

앞으로 의견 수렴에 이어 일본 각의(국무회의)를 거치면 관련 절차는 마무리된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일본의 절차 개시를 환영하며 향후 관련 절차가 조속히 완료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일본의 피고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한국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인 2019년 7월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 수출 규제에 나섰다. 그해 8월에는 한국을 자국의 수출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같은 해 9월 세계무역기구(WTO)에 일본의 수출 규제가 부당하다며 제소했다. 또 일본을 우리 측 화이트리스트인 전략물자 수출 우대국에서 빼면서 맞대응을 이어갔다.

대립하던 양국 관계는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으로 회복의 전기가 마련됐다. 정상회담 직후 일본은 3개 품목 수출 규제 조치를 해제했고, 한국은 WTO 제소를 철회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4일 일본을 우리 측 화이트리스트에 돌려놓는 조치를 먼저 마무리했다. 일본까지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면 표면적으로 양국 간 수출 규제 갈등은 봉합된다.

일본의 이번 화이트리스트 재지정 절차 개시가 '한미일 3국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거론한 한미 정상회담(미국 현지시간 26일) 직후에 발표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공동의 가치를 따르고, 혁신을 동력으로 하며, 공동의 번영과 안보에 대한 의지에 기반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그간 한미일 3국 협력 강화를 도모해왔다. 하지만 민감한 역사 문제에서 파생된 한일 수출 규제 갈등은 한미일 3국 협력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정상이 '한미일 3국 협력 강화'를 확인한 데 대해 일본이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재지정'으로 화답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앞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도 밑거름이 됐다.

이에 따라 한일 관계는 외견상 2019년 7월 이전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미 정부는 한일 양국의 수출 규제 갈등의 주된 소재였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하기로 한 상태다.

ch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