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지 우는지 알 수 없는 광대의 얼굴은 행복한 사람에게는 즐거움을 주고, 슬픈 이에게는 위로를 건넨다.
'어릿광대의 우울'은 이름 없는 궁중 광대의 눈을 통해 피비린내 나는 궁중 암투를 그린 웹툰이다.
윈슬랜드 왕국의 첫째 왕녀 베로나는 약에 취해 사는 아버지를 대신해 정무를 맡아보고 있는 위엄 넘치는 인물이다. 그 누구에게도 존중받지 못하던 어린 광대를 인간으로 대해주는 따뜻한 면모도 갖고 있다.
둘째 왕녀 럭스는 마녀로 몰려 사형당한 둘째 왕비의 소생으로, 아직 순수한 면을 간직한 어린아이다.
광대는 베로나 왕녀를 존경하고 감히 동경하면서도 왕궁에서 배척받는 럭스 왕녀를 외면하지 못한다.
웹툰 '어릿광대의 우울' |
하나뿐인 왕권을 두고 두 왕녀가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되면서 광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
자신이 존경하던 베로나 왕녀가 누구보다 냉혹하게 변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하지만, 차마 막아서지도 못한다.
다만 왕족을 조롱하거나 규칙을 어겨도 면책 특권을 받을 수 있는 광대의 독특한 지위를 십분 활용해 럭스 왕녀를 남몰래 도울 뿐이다.
그간 로맨스 판타지 웹툰에서 여주인공이 부당한 일을 당하고만 있지 않고 더 크게 되갚아주거나 경쟁자를 처치할 때 이른바 '사이다'라고 하며 박수를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어릿광대의 우울'은 이 같은 주인공을 먼발치의 독자가 아니라 측근의 위치에서 지켜보게 된다면 어떤 심정일지 보여준다.
판타지적인 요소를 쏙 뺀 채 유럽 근세 궁중을 재현했다는 점도 인상 깊다.
검은 머리에 사형당한 둘째 왕비, 교권과 갈등을 빚는 왕, 차기 왕권을 두고 다투는 이복 왕녀들이라는 설정은 역사 속 영국 튜더 왕조를 연상케 한다.
이 작품은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두고 있다. 리디에서 연재 중이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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