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첫 실형 선고…한국제강 대표 징역 1년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1년3개월여 만에 재판에서 첫 실형 선고가 내려졌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강지웅)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국제강 대표이사인 60대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5월10일 오후 제주시 외도2동 한 공사장에서 노동자가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와 함께 한국제강 법인에도 벌금 1억원을 선고했으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협력업체 대표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지난해 3월16일 경남 함안서 한국제강 협력업체 소속의 60대 근로자 B씨가 작업 중 1.2t 무게의 방열판에 다리가 깔려 숨졌다.

검찰은 이와 관련, 안전보건 관리체계 책임자인 A씨가 하도급업자의 산업재해 예방 조치 능력과 기술에 관한 평가 기준 및 안전보건 관리책임자 등 업무수행 평가 기준 마련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A씨를 재판에 넘겼다.

[사진=정소희 기자]

재판부는 "그동안 한국제강에서 산업재해가 빈번히 발생했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안전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며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번 A 대표에 대한 판결은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실형 선고가 내려진 판결이다. 앞서 지난 6일 온유파트너스 대표 C씨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나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으며 실형을 면한 바 있다.

이 같은 판결에 경영계와 노동계는 대비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을 맞은 지난 1월26일 오전 민주노총 광주본부가 광주 북구 광주지방고용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중대재해처벌법 이행 의지를 비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임우택 한국경영자총협회 안전보건 본부장은 "대표이사 실형 선고로 중대재해처벌법에 의한 경영 리스크가 현실화됐고, 향후 유사한 판결이 계속될 경우 기업 경영활동이 심각하게 위축되는 등 산업현장 혼란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재해를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준수하지 않아 노동자가 사망했고 이에 사법부가 엄중한 심판을 내린 것"이라며 "이번 선고가 중대재해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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