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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日보선 승리한 기시다, G7 정상회의 뒤 조기총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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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론 디샌티스(왼쪽) 미 플로리다주지사가 24일 일본 도쿄 총리 공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예방하고 악수하고 있다. 2023.04.24. 도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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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5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일본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4곳에서 이기며 의석을 늘렸다. 폭발물 투척 테러 이후 지지율 상승세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국정 운영 주도권을 계속 쥐게 돼 중의원(하원)을 전격 해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기시다 총리가 지원 유세에 나섰다가 폭발물 투척 사건이 벌어진 지역에서는 극우 성향 원내 제2 야당 일본유신회가 승리하면서 돌풍을 이어갔고, 수도권 등에서 자민당 후보들이 승리는 했지만 치열한 접전을 벌여 기시다 총리가 향후 정국 운영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내각책임제인 일본은 총리와 여당이 자신들에게 가장 유리한 시기에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해 국정 주도권을 강화하는 경우가 많다.

● 자민당, 아베 조카 등 4곳서 당선

지난해 총격으로 사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지역구(야마구치 4구)에서는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 시의원 출신 요시다 신지(吉田真次) 의원이 당선됐다. 아베 전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의 지지에 힘입었다.

아베 전 총리 친동생 기시 노부오(岸信夫) 전 방위상이 건강 문제로 사퇴해 공석이 된 야마구치 2구에선 기시 전 방위상 아들 기시 노부치요(岸信千世) 의원이 민주당 정권 장관 출신 무소속 후보를 꺾었다.

이번 보선 5개 지역구 가운데 유일한 수도권이던 지바 5구에서는 위구르계 이민 2세인 자민당 에리 알피야(英利アルフィヤ) 의원이 당선됐다. 오이타현(참의원)에서는 도쿄 긴자 고급 술집 주인 출신 자민당 시라사카 아키(白坂亜紀) 의원이 선출됐다.

올해 대형 선거가 없는 일본에서는 이번 선거가 기시다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지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당 의석이 늘어난 것은 자민당 주요 정책 과제에 대해 잘 해내라는 격려를 받은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자민당 간사장은 “기시다 정권의 중간평가라고 한다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아베 전 총리 영향력이 컸던 야마구치를 제외하면 수도권(지바 5구)에서는 야당 후보와 불과 3%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고, 야당세가 강한 오이타현에서는 유권자 약 39만 명이 투표한 가운데 2위 후보와 불과 0.09%포인트(341표) 차 초격전을 벌였다. 바닥 민심이 심상찮다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전 총리 지역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접전을 벌여 자민당이 쉽게 기뻐할 수 없는 박빙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 ‘극우 야당’ 유신회 돌풍 지속

9일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오사카부 및 나라현 지사 당선자를 낸 일본유신회의 선전은 계속됐다. 차기 총선에서 진보 계열 입헌민주당과 제1야당 자리를 놓고 경쟁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일본유신회 하야시 유미(林佑美) 의원은 기시다 총리가 테러를 당한 와카야마 1구에서 자민당 후보를 꺾으면서 이번 보선에서 유일한 야당 국회의원이 됐다. 기시다 총리가 선거 전날까지 직접 유세에 나서는 등 자민당 거물들이 잇따라 지원 사격을 폈지만 유신회 돌풍을 꺾지 못했다.

일본 정계 관심은 중의원 해산으로 모인다. 기시다 총리는 24일 “지금은 중의원 해산, 총선거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임을 노리는 기시다 총리가 중의원 해산 타이밍을 계산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도통신은 “보선에서 자민당이 고전한 곳도 있지만 자민당 내부에서는 ‘4승 1패’를 승리로 보고 중의원 해산론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일본에서는 기시다 총리 지지율 상승에 맞춰 5월 19~21일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직후 조기 해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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