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통해 귀국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살포’ 의혹 핵심으로 지목돼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이른바 '돈 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노란 동그라미)가 24일 오후 3시50분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송영길! 송영길!”
“송영길! 이 사기꾼 같은 X!”
프랑스 수도 파리를 떠나 24일 오후 3시45분쯤 귀국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자 주변에 몰려 있던 이들 사이에서 이러한 외침이 번갈아 터져 나왔다.
‘대한독립만세’와 ‘송영길 파이팅’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든 민주당 지지자로 보이는 이들과 송 전 대표를 겨냥해 거친 말을 쏟아내는 이들이 뒤엉키면서 입국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송 전 대표는 기자들 앞에서 “저로 인해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제가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 관련 “어려운 상황에 위중하게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이런 일이 발생해서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제 도착했으니까 상황을 좀 파악하겠다”면서 “제가 모르는 사안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오늘이라도 저를 소환하면 적극 응하겠다”며 “저 송영길은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절대 회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송 전 대표는 자신이 대표로 당선된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이른바 ‘돈 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으며, 최근 파리 기자회견에서 탈당 의사를 밝혔다.
해당 의혹의 최대 쟁점은 송 전 대표가 지시 혹은 인지, 아니면 최소한 묵인했느냐인데, 그는 이를 모두 부인함으로써 자신의 ‘법적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5분여에 걸친 약식 기자회견을 마친 후 밖으로 나서는 송 전 대표를 따라 취재진과 몰린 이들이 따라 붙으면서 터미널 외부에서도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앞서 송 전 대표가 탄 아시아나항공 OZ 502편은 예상 도착 시간인 오후 3시5분에서 20여분 늦은 3시26분쯤 착륙했으며, 그가 모습을 드러내기 전 입국장에서는 현장을 생중계하는 유튜버들도 눈에 띄었다.
한 유튜버는 ‘고난의 십자가를 짊어진 송영길 전 대표를 외롭지 않게 하자’며 ‘조국으로 돌아온 송영길 대표’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다른 유튜버는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이러는가’라고 한탄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파리 그랑제콜(ESCP·파리경영대학원) 방문연구교수 자격으로 프랑스에서 머물러온 송 전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모른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기자회견에서도 여러 차례 억울함을 드러내며 무고함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내년 총선 악재를 우려하는 당 안팎의 압박이 점점 거세지자 끝내 백기를 든 양상이다.
당 대표 시절 이른바 ‘부동산 의혹’으로 당내 의원 12명에게 탈당을 권유한 전례가 있어 같은 원칙이 자신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알려졌다.
더불어 정국의 뇌관으로 부상한 돈 봉투 의혹의 중심에 있는 자신에 대한 책임론이 분출하자, 거취 결단과 조기 귀국으로 정면 돌파 시도에 나선 것으로도 보인다.
송 전 대표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22일 파리 기자회견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서도 당을 위해 부담을 감수하고 고군분투하여 이겨내신 열두 분의 의원님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제가 귀국하면 검찰은 저와 함께했던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바로 저를 소환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검찰 조사에 적극 응하도록 하겠다”고도 말했다.
당시 탈당 권유를 한 의원들에게 최근 개별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송 전 대표의 정치적 명운은 향후 검찰 수사의 향배에 달리게 됐다.
인천공항=글·사진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