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등록 전기차 10 중 4대 '1톤 전기트럭'…한국에너지공단 등 질의에 수수방관
아울러 구매를 고민하는 화물운송업 종사자들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전기트럭의 화물 적재 후 최대 주행거리도 공인 테스트를 거쳐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 포터 일렉트릭(위)과 기아 봉고 EV [사진=현대차-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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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포터2 일렉트릭의 판매량은 2만345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28.2% 증가했다. 봉고3 EV는 1만5천445대가 팔려 무려 43.3% 성장했다. 특히, 지난 1분기에는 총 1만4천166대가 등록됐는데, 같은 기간 전기차 등록(총 3만4천186대)의 41.4%를 차지할 정도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전기차 10대 중 4대가 1톤 전기트럭인 셈이다.
지난 6일에는 GS글로벌이 중국의 전기차 업체 BYD와 공동 개발한 '티포케이(T4K)'를 국내에 처음 공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전기트럭은 환경부 인증 기준으로 상온에서 246km, 저온에서 209km 주행이 가능하다. 포터2 일렉트릭과 봉고3 EV의 상온 주행거리는 약 211km로 T4K에 비해 짧다.
◆ 전기트럭, 하루에 1~2회는 충전해야
빈 차 기준 최대 200km대 주행거리는 화물 운송용으로 적합할까. 한국교통연구원 화물운송시장정보센터의 2020년 통계에 따르면 1톤 이하 화물차는 하루에 적재 시 138km, 미적재 시 74km를 합쳐 총 212km를 평균적으로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여건 상 무거운 화물을 싣고 달린다면 주행거리는 현저히 짧아질 것이고, 에어컨을 트는 여름철, 히터를 가동하는 겨울철은 배터리 소모가 눈에 띄게 빠를 게 불 보듯 뻔하다. 산술적으로 전기트럭 이용자들이 하루에 1~2회는 충전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은 주유소에서 연료를 넣는 것과는 다르다. 빈 급속 충전기를 찾는 것도 쉽지 않고, 다수를 차지하는 완속 충전기로는 완충에 8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긴 시간을 도로에서 허비해야 하는 상황으로 시간이 금처럼 소중한 화물운송업 종사자들 입장에선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기를 전기트럭이 독점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두둑한 정부 보조금, 저렴한 유지비, 빈 차 기준 주행거리만 보고 전기트럭을 섣불리 구매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는 것이다.
GS글로벌이 BYD와 공동 개발해 국내 출시한 1톤 전기트럭 'T4K' [사진=김종성 기자] |
◆ 뚜렷한 개선책 없는 정부 당국
정부는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을까. 환경부 관계자는 "우리 부서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등을 위한 평가 규정 등을 만들고 완충 시 주행거리 테스트는 한국환경공단이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곧바로 한국환경공단에 연락해 보니 "공단은 환경부의 '전기자동차 보급대상 평가에 관한 규정'에 따라 업무를 진행하고 있고, 완충 시 주행거리 테스트는 연비 즉 에너지 소비효율 부문이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관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관계자의 답이 돌아왔다.
수소문한 결과 친환경 자동차 연비는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과가 담당하고 있었다. 관계자는 "문제를 인식하고 있고, 내부적으로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며 "실제 연비 테스트는 부서 산하의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진행하고 있으니 연락해 보라"고 전했다.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전기트럭은 화물 적재 상태의 최대 주행거리도 측정해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현재 1톤 트럭은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고시에 따라 차량 중량에 136kg을 더한 중량으로 시험·측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유와 전기 구동에 차이를 두지 않고, 사람이 2명 정도 탄 것으로 가정해 시험·측정한다는 말이다. 이어 관계자는 "향후 주요국이 시험방법을 바꿔 국내도 개정이 필요하다면 관계 기관 등과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 전기트럭 이용자는 "무거운 짐을 싣고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자영업자는 전기트럭을 사면 절대 안 된다"며 "정부에서 1톤 전기트럭이 아직 화물운송용 경유차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숨기지 말고 널리 알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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