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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野당원도 ‘돈봉투 분열’… “이재명 사퇴” vs “대의원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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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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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와 지도부, 최고위원 모두 사퇴하고 당장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라.”(비이재명 지지자)
“당의 구태적 대의원 제도를 완전 폐지해야 한다.”(친이재명 지지자)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에서의 돈봉투 의혹을 두고 당원들도 분열하는 모습이다. 친문(친문재인)을 비롯한 비명계 지지층은 이 대표 등 지도부의 미온적 대처를 문제삼으며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개딸’ 등 강성 친명 지지층은 “돈을 받은 대의원이 문제”라며 대의원 제도 폐지를 촉구했다.

19일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 등에 따르면 비명계 지지층은 이 대표가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엔 ‘자격 미달’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삼고 있다. 한 당원은 “(이 대표는) 대장동 사건으로 재판 중인 당사자”라면서 “이번 돈 봉투 사건의 처리를 현 민주당 대표로서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사퇴가 정답”이라고 썼다.

2021년 전당대회 이후 불거졌던 이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 간 ‘이심송심’ 논란도 재점화되고 있다. 한 권리당원은 “송 전 대표로부터 인천 계양을 지역구를 물려받은 이 대표가 과연 송 전 대표를 냉정하게 내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이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대표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는 이유로 당시 경쟁 후보였던 이낙연 전 대표 측 지지층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맞서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을 대의원 제도 탓으로 돌리며 대의원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전날 당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민주당의 구태적 대의원 제도 완전 폐지를 요구한다’는 청원글에는 하루 만에 1만5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해당 청원을 올린 당원은 “당원 중심의 깨끗하고 공정한 민주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썼다. 그 동안 민주당 내에서 ‘권리당원 권한을 대의원보다 확대해달라’는 친명 지지층의 주장을 두고 갈등이 이어져왔는데, 이번 사태로 재차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이 대표 팬카페 등에는 청원에 동의해달라는 독려 글도 대거 올라왔다. 한 지지자는 “일주일 만에 10만 명 동의를 받자”면서 “반개혁 민주당 의원들에게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썼다. 또 다른 이 대표 지지자도 “당원들이 직접 민주주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야권 관계자는 “지난 전당대회와 대선 경선을 거치는 과정에서 누적된 당 내 갈등이 지지층 간 분열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며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극에 달했던 ‘수박’ 갈등이 이번 사태로 재점화되는 분위기”라고 우려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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