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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냐 실리냐"...삼성이 갤럭시폰 검색엔진 교체를 고민하는 이유 [인싸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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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지난 2021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구글 본사를 찾아 순다르 피차이 CEO와 면담했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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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갤럭시스마트폰의 기본 검색엔진을 현재의 구글대신 챗GPT가 적용된 MS(마이크로소프트) '빙'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그 배경과 실현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삼성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최근 삼성 스마트폰의 위기론이 고조되는 상황이어서 구글과의 전통적 협력관계를 뛰어넘는 선택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되는 검색 엔진을 기존 구글 대신 MS의 빙으로 대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파는 즉각 시장에 반영됐다. IT시장에 적잖은 충격파가 미칠 수 있는 사안이어서다. 이튿날인 17일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78% 하락한 106.42달러(약 14만원)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MS 주가는 0.98% 상승했다.


배경에 궁금증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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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23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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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2010년 이후 출시한 갤럭시 스마트폰에 구글 OS(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적용했다. 자연스레 구글 검색 서비스를 기본 앱으로 탑재했다. 구글과 삼성간 스마트폰 동맹은 그만큼 굳건했다. 갑작스런 검색엔진 교체설에 구글의 당혹감이 터져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최근 MS의 빙에 오픈AI의 챗GPT가 적용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본다. 그만큼 챗GPT의 생성AI 서비스 성능이 막강한 것이 확인되면서 삼성마저 검색엔진 교체를 고민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삼성은 구글 못지않게 MS와도 각종 SW분야에서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어 온 만큼 거부감이 적다. 특히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와 폴더블폰, 태블릿 등 고사양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애플을 따라 잡기 해서는 SW경쟁력을 더 키워야하는 만큼 MS의 빙 탑재를 시작으로 양사간 협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삼성이 MS와 손을 잡으면 구글에 직접적인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구글은 삼성과의 검색엔진 탑재 계약으로 연간 약 30억달러(약 4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세계 검색엔진 시장에서 25년간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구글의 지위도 흔들릴 수 있다. 삼성은 전 세계에서 연간 2억대 이상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1위 업체다. 구글이 삼성을 잃게 되면 스마트폰 검색 서비스 점유율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말아끼는 삼성, "아직 확정된바 없어"

삼성은 빙 탑재 여부에 대해 "아직 확정된 바가 전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능성있는 시나리오로 본다. 삼성은 하드웨어 폼팩터에서는 강세를 보이지만, 최근 애플과의 SW 경쟁에서 뒤져있다는게 첫번째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은 그동안 하드웨어 경쟁력을 앞세워왔지만 최근 애플이 칩셋과 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까지 자체 디자인하고 성능을 끌어올리면서 입지가 곤란해졌다.

김용국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삼성폰은 판매량에선 세계 1위지만 반도체, 최적화 등에선 애플에 크게 밀리고 있어, 이것저것 가릴 여유가 없을 것"이라며 "'챗GPT 검색엔진을 탑재한 최초의 스마트폰'이라는 상징성을 위해서라도 빙을 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검색엔진만 교체가 가능할지도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안드로이드 UI(사용자인터페이스) 기반인 갤럭시폰에 검색엔진만 바꾸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고 본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검색엔진만 바꾸는 것은 기술적으로는 전혀 어려운 것이 아니다"며 "삼성은 구글과 패키지 계약을 하는데 이 부분을 건드려서 디폴트 검색엔진을 빙으로 바꾸는 방향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구글은 여전히 검색황제, 삼성이 신중하게 판단할 것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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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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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구글 역시 최근 AI를 검색에 적용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삼성의 빙 도입이 신중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스마트폰 초창기부터 지속되어온 구글과의 동맹을 깨면서까지 굳이 MS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2021년부터는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웨어OS'를 갤럭시 워치에 탑재하고 있고, 올해 2월엔 XR(확장현실)기기 출시를 위해 퀄컴, 구글과 혈맹을 강화하기도 했다.

여전히 구글이 전세계 검색엔진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삼성이 MS를 선택하는데 고민사항이 될 수 있다. 시장조사 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검색 시장에서 구글은 93.18%을 차지하며 압도적 우위를 보인다. MS의 빙은 2.87%에 머물러있다. 모바일 검색 엔진 시장에서는 격차는 더 크다. 구글의 점유율은 96.6%, 빙은 0.45%에 불과하다. MS가 빙에 챗GPT를 탑재했지만 아직 점유율 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때문에 삼성의 검색엔진 교체 검토가 구글과 안드로이드 관련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견제카드인 동시에 MS와의 협력관계를 높이기위한 시그널로 해석하는 이들도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MS 빙에 챗 GPT가 탑재됐더라도 전세계 10명 중 9명이 사용하는 검색엔진을 쉽게 포기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지금 당장 삼성이 빙을 탑재하더라도 사용자들의 반발이 제기될 수 있는 만큼 실제 적용여부는 미지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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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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