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파릇파릇한 새싹을..."
대전 스쿨존 배승아(9)양의 사망 사고로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음주운전 차량이 출근하던 20대 여성을 치고 달아난 사고가 일어났다. 피해 여성은 의식불명 상태다.
17일 오전 7시 29분 울산 남구 삼산로의 왕복 8차선 도로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횡단보도를 막 건너기 시작한 A(26)씨에게 돌진하고 있는 모습이 CCTV에 담겼다. SBS 보도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9일 울산남부경찰서와 방송사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7시 29분 울산 남구 삼산로의 왕복 8차선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막 건너기 시작한 A(26)씨를 음주운전 차량이 들이받았다. A씨는 머리를 크게 다쳤지만 음주운전 차량은 멈추지 않고 그대로 도주했다. A씨를 구조한 건 주변에 있던 시민들과 길 건너편에 있던 택시기사였다.
A씨는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KBS보도에 따르면, A씨는 어린이집 교사로 취업한 지 1년 정도 된 사회초년생이다. 이날도 출근을 위해 울산 북구의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삼산로 현대백화점 인근으로 이동한 뒤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이었다.
가족들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의사가) 깨어나도 잘되면 누워서 생활할 정도고 잘못되면 뇌사까지 고려해야 한다고(했다)"며 “파릇파릇한 새싹을, 인생을 망쳐놨다.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A씨를 친 음주운전 차량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도주했다. SBS 보도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음주운전 차량 번호를 특정해 사고 발생 3시간 후 자신의 집에 있던 20대 남성을 검거했다. 사고 몇 시간 후였음에도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31%로 면허취소(0.08%) 기준을 훌쩍 넘겼다.
이 남성은 경찰조사에서 사고 현장과 멀지 않은 술집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았으나 사고를 낸 사실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