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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이 현지시간으로 오늘(15일) 자정을 기해 모든 원전의 가동을 멈춥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 속에 탈원전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독일이 유일합니다.
독일 정부는 오늘 자정 원자력법에 따라 마지막 남은 원전 3곳의 가동을 중단합니다.
1988∼1989년 가동을 시작해 35년간 가동돼온 이들 마지막 세대 원전 3곳이 보유한 가동권한은 오늘 자정을 기해 소멸됩니다.
각 원전 통제실에서는 오늘 오후 10시부터 서서히 동력을 줄여나가다가 20% 수준에 도달하면 전력 네트워크와 분리하고 이후 급속 가동 중단 장치가 작동되면 늦어도 자정에는 가동이 최종적으로 중단될 예정입니다.
슈테피 렘케 독일 환경장관은 독일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탈원전은 독일을 더욱 안전하게 할 것"이라며 "이세상 어떤 원전에서도 1986년 체르노빌이나 2011년 후쿠시마와 같은 재앙적인 사고가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탈원전으로 더는 방사능에 고도로 오염된 핵폐기물이 생산되지 않는다는 점도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원자력은 3세대 동안 전력을 공급했지만, 이로 인한 핵폐기물 처리 부담은 앞으로 3만세대가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독일은 1961년부터 최대 37개 원전을 가동해 전체 전력의 최대 3분의 1가량을 원전에 의존해왔고 연구용 원자로까지 포함하면 가동 원전은 100개가 넘었습니다.
그러나 사회민주당 녹색당 연립정부가 처음 탈원전을 추진해 2000년에 원전 운영사들과 합의에 성공했습니다.
당시 연립정부는 원자력 진흥법을 탈원전법으로 교체하고, 당시까지 가동중이었던 19개 원전 외에 신규원전 건설을 중단하는 한편 원전을 통한 전력 생산 가능 규모 상한을 규정했습니다.
이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필두로 우파, 친기업 성향 연립정부가 집권하자 탈원전을 철회하고, 2010년 남은 17개 원전의 가동 기한을 최장 2036년까지 연장했습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이런 결정을 내린 지 4개월여 만인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정책을 급선회해 2022년 말까지 최종적인 탈원전을 결의했고 당시 가동 중이었던 17개 원전 중 7곳은 즉각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이번에 가동이 중단되는 마지막 3개 원전은 해체작업에 들어가게 되는데 해체에만 10년 이상 걸려 2040년대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해체된 핵연료봉 등 고위험성 핵폐기물은 원전 인근 임시보관장소에 저장되며 독일은 2046년까지 핵폐기물 최종처리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조지현 기자(fortun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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