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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 '돈값' 제대로 하네…'벤츠 소방차', 산불 났다 하면 나타나는 이유

머니투데이 이창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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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 '돈값' 제대로 하네…'벤츠 소방차', 산불 났다 하면 나타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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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소방청, 전국서 22대 운영.."기상이나 지형 영향 받지 않아, 침수 복구·산불 진압에 탁월" 평가

51대 신규 도입 계획

지난 11일 강릉 산불 진화를 위해 동원된 벤츠 험지펌프차/사진제공=소방청

지난 11일 강릉 산불 진화를 위해 동원된 벤츠 험지펌프차/사진제공=소방청



"소방차에 왜 벤츠 마크(삼각별)가 달려있지?"

올 들어 잇따르고 있는 화재 현장마다 벤츠 소방차가 등장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1일 강원도 강릉에 산불이 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소방차는 '험지펌프차'로 불리는 모델로 독일 고급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유니목 모델을 소방청이 수입해 개조한 것이다. 차체만 들여오는데 3억~3억5000만원이 들고 각종 소방장비를 달고 국내 사정에 맞게 바꾸는 과정에서 4억원 이상의 비용이 더 추가된다. 대당 가격이 7억5000만원에서 8억원 정도인 셈이다.

소방청은 국내 지형에 적합한 차량들을 후보로 두고 평가했지만 벤츠 유니목을 최종 모델로 선정했다. 45도 경사의 산악지형에서도 임무 수행에 문제가 없고, 주행 중에 물 분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산불 화재 진압 작전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로 낙점된 것이다. 특히 이번 강릉 산불처럼 강풍이 부는 날엔 소방이나 산림청 헬기의 작전 수행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험지펌프차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험지펌프차량을 제외한 나머지 소방차량은 정지 상태에서만 물 분사가 가능하다.

특히 벤츠 유니목은 도입 당시 후보차량 가운데 가장 차체가 높아 도강 능력이 탁월하다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같은 강점 덕분에 험지펌프차량은 화재현장 뿐만 아니라 침수 현장에도 동원된다. 실제로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인해 경북 포항시가 침수됐을 때도 험지펌프차량 10여대가 침수지역 복구 작업에 투입됐다.


소방청은 2020년 강원도 지역에 벤츠 험지펌프차량 4대를 처음 배치한 이후 꾸준히 늘려 현재 전국적으로 22대를 운영하고 있다. 현장 소방대원들의 만족도가 높아 내년까지 51대를 신규도입해 총 73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발생하는 만큼 각 지역마다 험지펌프차량 확보가 필요하다는게 소방청의 판단이다. 산불이 잦은 강원도와 경북 지역은 우선 배치 지역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비용 부담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장 활용도가 매우 높다는 의견이 많아 신규 도입을 결정했다"면서 "지형이나 기상 상황 등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서 다양한 재난 현장에서 매우 효율적인 장비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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