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단속 중인 경찰관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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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운전 차량에 치인 초등학생이 사망하면서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가운데, 음주운전 경험을 공유하는 커뮤니티에서 상습 음주 운전자가 처벌이 내려질 것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 비판 여론이 거세다.
13일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음주 구제 카페에 올라온 어느 음주 운전자의 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확산하고 있다. 음주운전으로 형사처벌·행정처분을 받은 운전자들이 모인 카페 ‘행사모’에 업로드된 글을 갈무리한 게시물이다.
지난주 게시글을 작성한 A씨는 자신을 음주운전으로 세 번째 적발된 운전자라고 소개했다. A씨는 “오늘부터 면허 결격 기간 2년이 시작됐다”며 “어떻게 견뎌야 할지 참 머리가 복잡한 하루”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매년 카라반과 캠핑카를 보유하고 있어 캠핑을 즐기고 할리 오토바이로 드라이브를 했다”며 “이제 할 수 없으니 집사람도 열 받았는지 집에서 나가라고 한다”고 적었다.
또 네 차례 음주운전이 발각된 B씨는 “실형만은 피하고 싶어서 바로 변호사를 선임했다”며 “형량을 적게 받기 위해 15가지의 양형 문서를 제출했다”고 한탄했다. 구체적으로 장기 기증 서약서, 자동차 매매계약서, 정신과 치료 내역서, 알코올 중독센터 교육 이수 내역, 반성 일지 등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행사모는 음주운전 처벌 감형 노하우 등을 알려 주고 서로를 격려해 주는 등 음주운전 구제 카페로도 불린다. 현재 원본은 삭제된 상태다.
이 외에도 “대낮에 초등학생이 음주운전으로 사망한 후 분위기가 많이 안 좋네요”, “지금 구공판 기다리는 분들 잠도 안 오실 듯”, “이러다 실형에 처해지면 어쩌죠?”, “윤창호 사건 이후로 제일 심각하다” 등 수많은 글과 댓글이 달리고 있다.
윤창호 사건은 지난 2018년 9월 부산 해운대에서 육군병사 윤창호씨가 음주운전 차에 치여 숨진 사고다. 이에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하거나 음주측정에 불응할 시 가중처벌하는 ‘윤창호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누리꾼들은 “범죄 행각으로 아이가 세상을 떠났는데 처벌을 걱정하다니 뻔뻔하다”, “지금까지 (음주운전 처벌이) 너무 약했지?”, “입 다물고 감옥이나 가”, “이번 일을 계기로 범죄 뿌리가 뽑히기를 바란다”, “음주운전만 안 하면 되는데 미친 소리다”, “지금 캠핑이 문제냐? 생각 없는 놈”, “평생 속죄하면서 살아도 모자랄 판에 충격이다” 등 분노를 쏟아냈다.
한편 지난 8일 오후 2시 21분께 대전시 서구 둔산동에서 C씨(66·전직공무원)가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아 어린이 4명에게 돌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한 어린이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나머지 세 어린이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체포된 C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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