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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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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부작용에 국제 쌀 가격도 악영향... 농촌공동화 문제 야기" [아세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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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음하는 메콩 델타
메콩 델타 기후변화 전문가 레안투안 교수 인터뷰
한국일보

지난달 20일 베트남 껀터시에 위치한 껀터대학교 레안투안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메콩 델타 지역의 기후변화가 불러올 사회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껀터=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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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반복되는 메콩 델타(삼각주) 가뭄과 염수 피해는 단순히 농민들의 ‘배곯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베트남 내에서도 메콩 델타 지역 기후변화 전문가로 손꼽히는 레안투안(63) 껀터대 교수는 “‘아시아 곡창지대’에서 쌀 생산이 줄면, 결국 세계 쌀값도 출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안 교수를 지난달 20일 연구실에서 만났다.

-쌀 생산 면적·생산량 감소 영향은.

“몇 년 전만 해도 메콩 델타 전체 면적 400만 헥타르 중 쌀 재배 면적은 200만 헥타르가 넘었고, 연간 쌀 생산량도 2,500만 톤에 달했다. 그러나 지금은 각각 150만 헥타르, 2,000만 톤에 그친다. 현 상황이 지속되면 생산량은 더 감소할 수밖에 없다. 당장 국내 소비량에 타격을 주진 않겠지만 수출량은 예전만 못할 것이다. 인구 증가로 세계 쌀 수요는 늘고 있는데 공급량이 줄어들 경우 식량난은 커지고 국제 쌀 가격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쌀값이 오르면 농민 삶은 나아지지 않나.

“물론 당장의 경제적 이득은 커질 수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비 증가’는 농민들이 더 오래 감당해야 할 문제다. 담수를 끌어오는 데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또 상류에서 내려오는 영양분 많은 퇴적물 양도 예전과 같지 않은 탓에 비료와 농약을 더 구입해야 한다."

-기후변화가 불러온 사회적 영향은.

“농촌 공동화(空洞化)가 가장 큰 문제다. 메콩 델타 지역에서 대대로 농사를 지어오던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이 농사를 포기하고 호찌민 등 인근 대도시나 산업 단지로 떠나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농촌 노동력이 급감하는 셈이다. 이들이 자녀를 고향집에 맡기고 가면서 어린이가 부모와 떨어져 조부모의 손에 자라는 것도 또 다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담수 부족 현상은 농업용수에만 해당되나.

“아니다. 도시 인구 100%가 일상에서 깨끗한 물을 공급받는다면, 메콩 델타 농촌 지역에선 이 비율이 80%에 그친다. 20%는 식수도 부족하고, 빗물이나 강물 같은 자연수를 일상생활에 써야 하는 실정이다. 담수를 찾기 위해 지하수를 과도하게 퍼내는 과정에서 지반 침하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도 해결 과제다.”

-메콩 델타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삼각주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시민들이 감당할 도전은 점점 거세질 것이다. 지금은 메콩 델타라는 일부 지역 문제지만, 빨리 나서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이 영향권에 놓일 수 있다. 기후변화는 베트남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 등 많은 국가가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란다.”


껀터(베트남)=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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