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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철강부터 배터리까지···포스코, 日 혼다와 '전기차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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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음극재 공급·재활용사업 맞손

전고체 전지용 소재도 공동 개발

사업 전반 포괄적 양해각서 체결

민간기업간 한일 경제협력 시그널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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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과 일본 자동차업체 혼다가 전기자동차(EV) 사업에서 손을 맞잡는다. 배터리 주요 소재인 양·음극재 조달부터 배터리 재활용(리사이클) 분야까지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이후 양국 기업 간 사업 협력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포스코그룹은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이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전기차 사업에 대한 포괄적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두 회사는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양·음극재, 전고체 전지용 소재, 리사이클링 등의 분야에서 새롭게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그룹이 양·음극재를 혼다에 공급하는 한편 전고체 전지 소재 분야 등에서 공동 기술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리사이클 분야에서는 혼다의 전기차 사업과 포스코그룹의 글로벌 리사이클링 사업의 연계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포스코그룹과 혼다는 철강 부문에서 기존 자동차 강판 공급 외에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강판, 전기차용 구동 모터 코어, 모터용 무방향성 전기강판 적용 확대 등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최 회장은 "혼다와 포스코그룹이 기존 철강 분야 파트너십을 이차전지 소재 분야로 확대해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전략과 혼다의 전기차 확장 전략에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베 사장은 "배터리 재료와 재활용 등에 폭넓은 지식을 가진 포스코와의 파트너십 확대로 혼다의 전동화 전략이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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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과 혼다는 향후 분야별 실무단을 구성해 철강·이차전지 소재 사업 해외 확장을 위한 중장기 협력과 정기 교류 등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두 회사는 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에 대응하기 위해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 역량과 혼다의 중장기 글로벌 전기차 사업 확장 전략을 토대로 공동 대응체계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양극재 61만 톤, 음극재 32만 톤, 리튬 30만 톤, 니켈 22만 톤 생산·판매 체제를 구축하고,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서만 매출액 41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배터리 제조사인 SK온과 MOU를 체결했고, 올해는 자회사 포스코퓨처엠이 삼성SDI와 약 40조 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양·음극재뿐 아니라 원소재 분야와 리사이클링 등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양사의 협력은 최근 한일 관계 정상화 측면에서 민간 기업 간의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한일 양국은 12년 만에 복원된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를 발판으로 미래지향적인 민간 경제협력을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지난 10일에는 한국-일본상공회의소 간 실무 간담회가 6년 만에 열렸다.

재계에서는 반도체와 배터리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발맞춰 공동대응을 위한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혼다는 지난 2월 말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연간 생산 능력 40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 공사에 착수했다. LG화학과 일본 도레이는 헝가리 분리막 합작공장 건설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 완성차 업체가 중국을 배제한 채 전기차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한국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 배터리 기업과 일본 완성차 업체 간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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