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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음주운전 사망 피해…“우리한텐 몇천원도 큰돈”이라던 40대 가장 배달 중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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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음주운전 사망 피해…“우리한텐 몇천원도 큰돈”이라던 40대 가장 배달 중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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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김모씨, 장애 5등급 판정 후에도 세아들 키워
SBS 캡처

SBS 캡처


지난 8일 대전 스쿨존에서의 음주운전 사고로 9살 배승아양이 숨진 지 하루만에 이번엔 떡볶이 배달에 나섰던 40대 가장이 음주운전으로 사망한 사건이 알려졌다.

세 아들의 아버지인 김모 씨는 지난 9일 오후 6시 39분쯤 오토바이로 떡볶이 배달을 마치고 돌아오다 하남시 덕풍동 풍산고등학교 인근 왕복 4차로에서 중앙선을 침범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사고를 당했다.

경기 하남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를 숨지게 한 운전자 A씨(31)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7%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숨진 김씨는 10년 전 교통사고로 온몸에 철심을 박는 큰 수술을 하고 장애 5등급 판정을 받고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악착같이 일했다고 알려졌다. 고인은 6년 전 연 분식집이 잘 되지 않자 불편한 몸으로 배달까지 나선 것이다.

밤낮 없이 일한 끝에 지난해 전셋집을 마련하는 등 자리를 잡아가던 중이었다는 것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고인의 작은 아버지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그 몇천 원 때문에 얘가 배달을 나가는 거예요. ‘너 배달 몸도 안 좋은데 왜 나가냐’고 그랬더니, 작은아버지 이거 돈 얼마 안 돼도 자기들한테는 큰돈이래”라고 전했다.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노모도 “손자가 셋인데 가르치려고 저렇게 얼마나 일만 하고 일만 하고 그러고 하다가 어디 놀러도 못 갔어요”라며 일만 하다 세상을 떠난 아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SBS에 토로했다.

지난 10일 경기 성남시 성남중앙병원에 마련된 음주운전 피해자 40대 김모씨의 장례식장을 큰아들(23)이 지키고 있다. SBS 캡처

지난 10일 경기 성남시 성남중앙병원에 마련된 음주운전 피해자 40대 김모씨의 장례식장을 큰아들(23)이 지키고 있다. SBS 캡처


고인의 큰아들(23)은 “음주를 한 상태에서 운전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 (가해자가) 평생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해 속죄했으면 좋겠다”며 “음주운전으로 인한 비극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사고 전날 늦게까지 술을 먹은 뒤 제대로 잠을 자지 않아 숙취 상태였던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운전과 교통사고 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A씨의 형량은 대법원 양형위원회 권고에 따라 ‘최대 징역 4년 6개월’이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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